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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불거진 기초의원 추태… 정당공천 폐지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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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15

기초의원들의 추태나 망동은 이제 언론의 단골 뉴스거리가 됐다. 워낙 반복적이고 상습적이어서 시민들이 식상할 정도다. 추태와 비행의 행태도 다양하다. 5분 발언 내용 표절에서부터 막말, 성추행, 폭행, 욕설까지 그들에겐 금도가 없다. 물론 비리와 부패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지난 9일 구미시의회에선 의원들 간에 서로 삿대질과 쌍욕을 주고받는 소동이 벌어졌다. 그 장면이 고스란히 인터넷방송 등에 노출됐다. 구미시의회는 지난해 해외연수를 다녀 온 뒤 다른 시의회 해외연수 보고서를 그대로 베껴 물의를 빚었고, 올 초엔 각종 의혹에 연루된 시의원 2명이 자진 사퇴하기도 했다.

망동을 반복하는 의원들이지만 정작 의정활동에는 뒷전이다. 대구참여연대와 대구YMCA의 ‘제8대 대구 기초의회 의정활동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조례 제·개정 및 구정 질의, 5분 자유발언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의원이 22%나 됐다. 이러니 기초의원 자질 논란이 갈수록 거세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초의원 자질론이 해묵은 화두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선 근본 대책에 대한 얘기는 나오지 않는다. 아킬레스건이기 때문이다. 기실 기초의원 자질 저하의 근저(根底)엔 정당공천 제도가 똬리를 틀고 있다. 2006년 제4회 지방선거 때부터 도입된 기초의원·단체장 정당공천제는 공당을 통한 유능한 인재 발굴과 책임 있는 지방자치 구현을 목표했다. 하지만 도입 당시의 그럴듯한 취지는 사라졌다. 지방선거 공천은 정당의 당세 확장 수단으로 변질됐고, 기초의원 및 기초단체장은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

지방의원·단체장 정당공천의 부작용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소모적 정쟁, 고비용 선거구조, 공천 헌금도 정당공천제가 낳은 폐해다. 선거 때면 어김없이 불거지는 불공정과 사천(私薦) 논란 역시 공당의 불신을 부추긴다. 게다가 전국정당의 지방선거 공천권 행사는 지방행정의 중앙정치 예속화를 촉발한다. 지방의원이나 단체장 안중에 주민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오직 공천권을 행사하는 정당과 국회의원만 쳐다볼 뿐이다.

지방의원들이 중앙정당 지시나 국회의원 수발에만 에너지를 쏟으니 의정활동엔 눈을 돌릴 겨를이 없다. 또 공천 잣대가 후보의 능력보다는 충성도를 우선하다 보니 지방의원 자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초의원·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 폐지는 실질적 지방자치를 강화하고 의원 자질을 높일 최선의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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