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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탈원전반대 범군민대책위 보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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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15

지난달 18일 서울에서 정부의 탈원전에 반대하고 신한울 3·4호기 원전 공사 재개에 찬성하는 서명자 50만명 돌파 국민보고 집회가 열렸다.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과 녹색원자력학생회 등 17개 단체는 지난해 12월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전개해 63만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아 청와대에 전달했다. 탈원전 정책으로 가장 고통 받고 있는 울진주민은 누구보다 먼저 서명에 참여했다.

울진·경주 등 원전 소재 지역의 경제가 극심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 또 독자적 기술력을 자랑하는 한국형 원전의 수출길이 막히며 채용 인원이 급격히 줄고, 대학의 관련 학과 전공자가 급감하는 등 원전산업 기반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 한수원의 신규 채용 인원은 2016년 821명에서 지난해 427명으로 반토막났다.

울진경제는 파탄 위기에 처했다. 별다른 산업·제조 시설이 없는 울진은 지난 30여년간 ‘원전’이 지역경제의 한 축이었다. 현재 한울 1~6호기가 운영 중이고, 신한울 1·2호기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신한울 3·4호기도 새로 들어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을 백지화하면서 건설 인력이 빠져나가고, 투자가 줄어들면서 급격한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4월 말 현재 인구도 4만9천650명으로 5만명 선이 무너졌다.

이런 가운데 탈원전반대 범군민대책위가 울진군으로부터 받은 보조금을 본래 용도와는 다르게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에너지전환정책(탈원전)이 발표된 2017년 울진군의회와 지역민은 정부의 일방적 정책을 비난하고 신한울 원전 3·4호기에 대한 약속 이행을 촉구하며 대책위를 구성했다. 탈원전에 따른 지역경제 침체 등을 우려한 울진군 역시 이들의 활동을 지지하며 2018년 7천700여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상경투쟁에 쓰이는 교통비, 식비, 회의비용 등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집행과정에 의혹이 제기되면서 울진경찰서가 최근 울진군의회 원자력안전특별위원회(원전특위) 소속 군의원들과 울진군 공무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보조금 중 적잖은 돈이 본래 용도와는 다르게 개인용도로 쓰인 정황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반면 ‘부적절한 보조금 사용’ 의혹을 받는 대책위는 “용도 외 사용은 애초 불가능”하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대책위 측은 보조금이 체크카드로 지급돼 자세한 지출내역과 명세가 분명하기 때문에 용도 외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울진에서는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를 위한 활동에 사용하라고 보조금이 지급된 만큼 투명하게 사용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맞서 지역 현안사업을 지키는 캠페인 등 활동에 써야 할 보조금이 용도와 다르게 쓰이고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으니 의혹을 명확하게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수사 당국은 혈세가 엉뚱한 곳에 쓰이지는 않았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그리고 만에 하나 잘못이 드러난다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원형래기자 (경북부/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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