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신인 구인난은 희망이 안보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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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14   |  발행일 2019-08-14 제31면   |  수정 2020-09-08

내년 4·15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정치 신인을 모집하고 있으나 반응이 신통찮은 모양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정치 신인과 여성, 청년, 장애인에게 파격적인 가산점을 주는 공천룰을 확정했거나 준비 중이다. 하지만 대구경북에선 여야를 불문하고 눈에 띄는 정치 신인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높은 가산점을 준다하더라도 현역의 벽을 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의 특수한 정치 환경도 정치 신인의 도전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우는 대구경북에 몇 명의 현역 국회의원이 있지만 이들이 정치 현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김부겸 국회의원(대구 수성구갑)은 행정안전부 장관 재임시절 지역 인재등용이나 지역발전과 관련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신공항 문제 등 지역 현안과 정치권의 주요 이슈에 대해서도 의미있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다른 두 국회의원의 역할도 나름대로 열심히 하지만 지역민의 바람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평가다. 이들 현역이 정치현장에서 지역민의 기대치에 부응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면 지역의 진보 정치 신인도 희망을 갖고 이에 합류할 것이나 그렇지 못하다.

정부 부처나 공기업 인사 때 지역출신 진보 인물들이 발탁되지 못하는 것도 원인이다. 일부 자리엔 대부분 노무현정부 시절 활동했던 구시대 인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토종 진보 정치인이나 인사를 발탁하고, 육성하는 노력이 부족하다보니 신인들이 희망을 가질 수 없고 도전에 미온적일 수밖에 없다.

한국당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가장 중요한 현안인 보수통합이 지지부진하면서 정권 재창출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신인이 진입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다. 황교안 대표체제가 대여투쟁이나 보수결집에 제 구실을 못하면서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야권의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홍준표 전 대표나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등이 대구경북 출마를 암시하는 발언을 하는 것도 신인들의 도전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험지인 수도권에 출마해 일전불사(一戰不辭)해야 할 이들이 안전을 찾아 텃밭으로 치고 들어오면 신인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 정치권은 대구경북의 특수한 정치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여 의욕이 넘치는 정치 신인들이 도전할 수 있는 정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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