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세상보기] 대구 동구 소재 일제 흔적과 항일DNA

  • 박태칠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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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14   |  발행일 2019-08-14 제14면   |  수정 2019-08-14
[시민기자 세상보기] 대구 동구 소재 일제 흔적과 항일DNA

대프리카의 여름은 뜨겁다. 적반하장격인 일본의 경제보복이 더하여진 까닭일 것이다.

필자가 거주하는 대구 동구에도 일제의 흔적은 곳곳에 있다. 향산에 가면 천연기념물 제1호 도동 측백나무숲이 있다. 2013년 처음 그곳을 찾았을 때 필자는 검은 동굴을 보았다. 그것도 4개씩이나. 문화재 해설가에게 물었지만 일본인들이 그랬을 것이라고 추정만 했다.

목격자가 생존해 있을 것이니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했더니 며칠만에 바로 찾았다는 연락이 왔다. 그 열정적인 해설가는 바로 그 지역에서 3대째 거주하며 백림정식당을 운영하던 김지훈씨였다.

그가 소개한 동네어르신 송문창씨에 의해 진실이 드러났다. 2차 세계대전의 패망이 짙어지자 일본은 동촌에 공군기지를 건설하고 탄약 등을 보관하기 위해 이곳에 동굴을 만들었다. 먼저 일본군들이 남포떡(다이너마이트 뭉치)을 넣어 터트리면 강제로 동원된 남자들로 하여금 지게로 부서진 돌을 나르게 했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 사실을 기사화하고 동촌공군부대 인근에 있었다던 일본군 위안소를 찾기 시작했다. 동촌동 주민들에게 수소문을 했더니 많은 사람이 동촌지구대 인근 한 건물을 지목하였지만 모두 전해들은 이야기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동네 주민인 조상연씨라는 분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 동네에서 위안소를 보며 살아온 목격자를 찾았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위안소 건물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음을 기사화할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 두 가지 흔적을 찾아 낸 것은 필자가 한 일이 아니다. 해설가 김지훈씨나 얼굴도 모르는 조상연씨 같은 동민이 조사하고 제보해주었기 때문이다.

아직 대구에는 일제의 흔적이 있고 대구시민에게는 항일의 DNA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8월15일, 대구는 항일의 열기로 또 얼마나 뜨거우랴.

박태칠 시민기자 palgongsan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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