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경북 총선, ‘빅매치’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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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16   |  발행일 2019-07-16 제31면   |  수정 2019-07-16

대구 수성구갑 총선에 대한 관심이 높다. 출마예상자들의 무게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달라진 민심이 선거에 어떻게 반영될 것이냐가 관심거리다. 이념의 기울어진 운동장 탓에 총선에서의 여야 경쟁구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곳이 대구경북이다. ‘막대기만 꽂으면 당선되는 곳’이란 비판도 받았다. 내년 총선은 보수-진보 간 진검 승부처라는데, 대구경북만 또다시 ‘무풍지대’로 갇혀선 안 된다. 관심 지역이 왜 수성구갑뿐인가. 대구경북 선거구 곳곳에서 ‘빅매치’가 성사돼야 한다.

수성구갑 선거구의 이슈는 두 가지다. TK 총선의 한계와 과제가 이들 이슈 속에 녹아있다. 하나는 낙하산 공천 논란이다. 수성구갑은 정순천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과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이 일찌감치 둥지를 튼 지역이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몸을 풀고 있다. 제1 야당 비대위원장까지 지낸 ‘거물’이다. ‘토종 TK’인 두 사람은 김 전 위원장을 ‘낙하산 공천’ 프레임에 가둘 태세다. 낙하산 공천은 반대해야 한다. 대통령이나 당 대표 측근을 발탁하는 ‘경과(經過) 지역’으로 전락했던 게 TK지역 아닌가. 새누리당 몰락의 시작을 알렸던 20대 총선 ‘옥쇄 파동’도 TK에서 사달났다. 그때 동원된 수단이 낙하산 공천이다. 만만한 지역으로 취급받은 탓이다. 그러나 낙하산은 안 되지만 공정한 경선은 거부할 이유 없다. 참신하거나 역량과 경험, 사명감을 갖춘 인물이라면 보다 많은 인재가 뛰어들도록 문호가 개방돼야 한다. 그래야 TK선거가 ‘가신(家臣)’이 아닌 진정한 인재의 등용문(登龍門)이 된다. 선택은 당원과 지역민에게 맡기면 된다. 자유한국당이 ‘대표 공천권’을 내려놓는 방향으로 공천혁신을 꾀한다니 환영할 일이다.

수성구갑 선거가 주목되는 또 다른 이유는 ‘김부겸’의 존재다. TK 출신으로 당당히 여권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다. 그의 정치적 운명은 내년 총선이 고비다. 수성구갑 선거는 지역은 물론 전국적 관심사가 될 것이다. 그러나 총선 열기가 수성구갑에 머물러선 안 된다. 대구경북 선거구 곳곳에 빅매치가 성사돼야 한다. TK유권자들은 이슈도, 정책도, 쟁점도, 인물도 없는 ‘조용한 선거’를 단호히 거부한다. 내년 총선이 지역민의 정치의식을 고양하는 선거축제가 되고, 그것이 대구경북의 정치발전으로 이어져야 한다. 각 당의 공천 과정부터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 인물이 그 인물’식의 성의없는 공천이나 민심을 과신해 지역민의 기대와 괴리있는 인물들을 내리꽂으려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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