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호순 원장의 정신세계] 성인 AD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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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16 07:48  |  수정 2019-07-16 07:48  |  발행일 2019-07-16 제19면
일반인보다 퇴직률 2∼4배나 높아
독특한 성격탓으로만 돌리기 쉬워
자가체크리스트 등 확인 치료 필요
[곽호순 원장의 정신세계] 성인 ADHD

성인 ADHD 증상에 대한 관심은 이제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남들과 비교해 특별히 이직이 잦다거나 맡은 업무에 집중하지 못해 일에 대한 성과가 걱정스러울 정도로 떨어져 결국 해고를 당한다거나 동료나 상사에게 게으르고 나태하며 업무 추진을 못한다는 평을 듣는 경우가 잦다면 독특한 성격이라고 탓하기보다는 혹시 성인 ADHD일 가능성을 생각해 봐야 한다.

이들은 다른 일반인에 비해 퇴직률이 2~4배 정도 높고, 이직률도 높으며 잦은 결근과 업무 성과 저조 등의 어려움이 심각하다. 게다가 욱하는 감정을 조절하기 어려워 남들에게 충동적인 사람으로 불리고 그로 인한 대인관계의 어려움, 특히 결혼 생활에서의 많은 갈등으로 이혼율 또한 높다. 또한 속도위반, 음주 운전, 게임·알코올 중독 등의 결과로 나타나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줄 수 있다.

소아에게는 ADHD 진단을 비교적 수월하게 내릴 수 있다. 이들은 대부분 학교 환경에 있기 때문에 또래 아이들과 쉽게 비교가 될 수 있고 전문가인 선생님의 관찰 속에 있기 때문에 그 징후가 잘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성인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이들은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 대인관계의 어려움 혹은 분노 조절 장애 같은 증상들로 진료를 받다가 성인 ADHD로 진단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독특한 성격 탓으로 돌리거나 참을성 부족 정도로 덮어버리고 만다.

성인용 ADHD 자가보고 척도 증상 체크리스트를 보면 성인 ADHD의 증상들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항목 6개 중 지난 6개월 동안 직접 느끼고 행동했던 것들을 가장 잘 나타내는 항목에 점수를 주는 방식이다.

① 어떤 일의 어려운 부분은 끝내 놓고도, 그 일을 마무리짓지 못해 곤란을 겪은 적이 있습니까.

② 체계가 필요한 일을 해야 할 때 순서대로 진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까.

③ 약속이나 해야 할 일을 잊어버려 곤란을 겪은 적이 있습니까.

④ 골치 아픈 일은 피하거나 미루는 경우가 있습니까.

⑤ 오래 앉아있을 때, 손을 만지작거리거나 발을 꼼지락거리는 경우가 있습니까.

⑥ (마치 모터가 달린 것처럼) 지나치게 활동적이거나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있습니까.

위 항목 중에 4개 이상 ‘자주 그렇다’거나 ‘매우 자주 그렇다’의 경우 일단은 성인 ADHD 진단을 고려해 봐야 한다.

부가적인 체크리스트도 있다. 즉 △지루하고 어려운 일을 할 때 부주의해서 실수를 하는 경우 △지루한 일에 주의집중이 힘들거나 대화 중 상대방이 직접적으로 말을 걸어도 집중을 못하는 경우 △집이나 직장에서 물건을 엉뚱한 곳에 두거나 찾기 어려운 경우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로 산만해지거나 계속 앉아 있어야 하는 회의 때 자리를 뜨는 경우 △안절부절못하거나 조바심 내는 것 △혼자 쉬고 있을 때도 긴장을 풀거나 마음을 편하게 갖기 어려운 경우 △사회적 상황에서 나 혼자 말을 너무 많이 한다고 느끼는 경우 △대화 중 상대방이 말을 끝내기 전 끼어들어 말을 끊거나 차례를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기 어려운 경우 △다른 사람이 바쁘게 일할 때 방해되는 행동을 하는 경우 등이다. 이 항목들에 대한 정도가 ‘자주 그렇다’나 ‘매우 자주 그렇다’로 점수가 매겨진다면 성인 ADHD의 진단에서 그 심각도의 판단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성인 ADHD의 치료에도 건강보험의 혜택을 주고 있다. ADHD가 소아만의 문제가 아님이 인정되고 치료받을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다.

곽호순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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