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8천590원’ 대구지역 반응

  • 임훈,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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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13 07:49  |  수정 2019-07-13 09:26  |  발행일 2019-07-13 제11면
“100원도 부담” “속도조절 다행” 자영업 한숨·안도 교차
알바생·직원들은 대체로 환영
“꾸준히 올리려는 노력이 중요”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오른 시간당 8천590원으로 결정되면서 대구지역 자영업계에서는 소폭 증가에 안도하면서도 인상에 대해선 아쉬움을 드러냈다.

대구 한 급식업체 임원(47)은 “내심 동결을 기다렸지만 그나마 속도조절이 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사 양측 모두 아쉬운 부분이 있겠지만 지난 2년간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이번 속도조절은 받아들이는 게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내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40대 여성 업주는 “지난 2년간 너무 많이 올라 올해도 그렇게 될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인상 폭이 작았다”며 “이미 최저임금이 너무 치솟아서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동구지역 한 편의점주 김모씨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손해는 오롯이 편의점주에게 돌아간다. 최근 최저임금이 워낙 많이 올라 간신히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최저임금이 오른다면 이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 아르바이트 임금을 주고나면 출퇴근 기름값마저 못 댈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최근 편의점업계는 인건비 상승에 따라 무인으로 운영되는 카드자율계산대를 도입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운영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씨는 “최근 카드자율계산대를 매장에 들였지만 미성년자에 대한 술·담배 판매를 막을 수 없어 결국 사람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의 경쟁마저 심한 상황이어서 폐업하는 점주가 늘어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이들 입에서도 한숨 소리가 나왔다. 달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식당들은 가격에 민감하다. 식자재값 인상 등으로 메뉴에서 가격을 조금만 올려도 바로 반응이 온다”며 “만약 1만원으로 최저임금이 인상됐으면 주변에서 문을 닫는다는 가게가 꽤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지난번 최저임금이 대폭 상승돼 현장에선 어려움이 많았다. 자영업자들의 입장은 무시하고 계속 인상을 고집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일할 사람을 고용하는 입장에선 100원 인상도 부담스럽다”라고 말했다.

아르바이트생이나 직원들은 최저임금 소폭 인상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강모씨(25)는 “처음부터 1만원 공약이 실현될 것이라 믿지 않았다”며 “작은 폭이라도 꾸준히 최저임금을 올리려는 노력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훈·서정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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