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리안드림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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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08   |  발행일 2019-07-08 제29면   |  수정 2019-07-08
[기고] 코리안드림을 응원합니다

“사회적 약자인 체류 외국인여성을 위한 안전치안으로 코리안드림을 응원합니다.”

최근 서울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원룸에 혼자 사는 여성을 노리는 성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어 사회적 약자인 여성에 대한 예방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런 사건들로 인해 세계적 치안안전국가로 정평이 나 있는 대한민국의 위상에 오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한국행을 택한 많은 외국인여성들은 상당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내 체류외국인은 생활형편이 넉넉지 못해 대부분 가격이 저렴한 원룸에서 생활한다.

성범죄자들은 야심한 밤 홀로 귀가하는 여성을 범행대상으로 삼고 있다. 유흥가 및 원룸촌 주변에서 짧게는 수 시간, 길게는 며칠씩 여성 주변을 서성이며 관찰하다 기회를 노려 범행을 저지른다.

지난해 10월 지역의 모 대학 주변 원룸촌에 거주하는 여성유학생 A씨는 늦은 밤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귀가하던 중, 술에 취해 자신을 따라오는 남성이 연락처를 물으며 잡아 세우는 것을 뿌리치고 달아났다고 한다. A씨는 이후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 했다. 올해 3월 지역의 공장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여성근로자 B씨는 기숙사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던 중 창문을 통해 자신을 지켜보던 남성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렇듯 소외계층인 외국인이 생활하는 거주지는 여성범죄에 상당히 취약하다. 서툰 언어와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며 타국에서 홀로 생활하는 외국인여성들은 더욱 불안하게 느껴진다.

성범죄를 예방한답시고 취약한 거주지에 사는 외국인 여성들에게 안전한 주거단지로 이사를 권하지는 못 할 것이다. 그렇다고 이들에게 불안에 떨며 한국생활을 계속하라고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이러한 불안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외국인여성유학생·이주여성근로자 등과 함께 자신이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원룸촌 주변을 직접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외사경찰·생활안전CPO와 함께 대학가 원룸촌을 돌아다니며 취약지역을 상대로 방범진단을 실시하고, 문제점과 개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를 통해 침입이 쉬운 1층 세대 뒤쪽 창문에 방범창 및 조명시설 설치를 건물주에게 권고하는가 하면, 어둡고 후미진 골목길에 CCTV 및 가로등이 설치될 수 있도록 지자체에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잠재적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배달원이 기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동현관 키패드에는 현관비밀번호 표식을 없앴다.

또 범죄에 취약한 골목길엔 LED가로등과 CCTV를 추가로 설치했으며, 여성안심귀갓길과 택배범죄 예방을 위한 무인택배함 등 범죄를 예방하는 제도에 대한 홍보도 실시했다.

한 번의 점검으로 여성범죄를 100% 예방할 순 없을 것이다.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고쳐 나가는 안전치안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코리안드림을 꿈꾸는 체류외국인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응원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박동천 (대구북부경찰서 외사계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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