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잇단 생명 경시 범죄들, 전 국민이 단호히 대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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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25   |  발행일 2019-06-25 제31면   |  수정 2019-06-25

물질 문명이 정점에 이른 현대사회에서 인명 경시 풍조를 의심하게 만드는 사건들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의 유명 여행 전문작가이자 테마여행사 대표인 주모씨가 지난 16일 필리핀 북부 안티폴로시의 한 도로 옆에서 이마에 총상을 입고 사망한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발견 당시 주씨의 사체는 테이프로 손이 뒤로 묶이고 입이 막혀 있었던 점으로 미뤄 청부 살인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인이 살해된 채 발견되는 사건은 유독 필리핀에서 많아지고 있어 문제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무려 53명이나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오죽하면 ‘필리핀에서는 단돈 500만원만 줘도 사람을 죽여 준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겠는가. 좌시해선 안될 일이다.

요사이 자녀가 금전 등 여러 문제로 부모를 살해하는 사건이나 부모가 어린 자녀를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참담한 사건들도 잊을 만하면 불거지고 있다.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들이다. 다행스럽게도 CCTV의 보급확대와 비상벨 설치 확대 등의 사회 안전망 확충으로 범죄 검거율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강력범죄가 줄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여성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혼자 사는 여성을 노리는 범죄도 늘고 있다고 하니 대책을 세워야 마땅하다. 대구지역의 여성 1인가구는 2010년 10만8천여명에서 2017년 13만9천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18일 광주에서는 혼자 사는 20대 여성의 원룸에 따라가 추근대던 남성이 주거침입죄로 경찰에 구속됐다. 이에 앞서 서울 강남구 논현동 길거리에서는 3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귀갓길 여성을 끌고가 강제로 추행하려 하다가 실패했다.

이처럼 최대한으로 존중되고 보호돼야 할 인간의 생명이 허술하게 다뤄지고 있는 사건이 늘고 있다. 원한이든 채무 관계든 어떤 이유이든 살인을 청부하는 사람도, 돈 몇 푼 받고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도 모두 엄하게 단죄돼야 한다. 죗값을 치르는 것과는 별개로 우리 사회가 이런 일들에 대해 더욱 단호히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 국민 각자가 인간 생명에 대한 존엄감을 더욱 함양하고, 생명 경시 사태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고 함부로 해치는 일은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경찰 등 국가 기관이 사안별로 대책을 세우고 방지 방안을 마련해야 하겠다. 더불어 우리 사회 구성원 개개인도 관심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 ‘남의 일’이 아니라 언제든 ‘나의 일’이 될 수 있음을 각별히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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