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혁신의 길Ⅱ- 독일을 가다 .6] 뮌헨공대(TUM)

  • 박종문
  • |
  • 입력 2019-06-25   |  발행일 2019-06-25 제6면   |  수정 2019-07-09
QS세계대학랭킹 ‘공학·기술’ 22위…산업계와 年 6천건 협력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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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주 주도인 뮌헨시에 있는 뮌헨공대는 독일을 대표하는 공과대학으로, 가장 연구집약적인 유럽대학 가운데 하나다. 뮌헨공대 캠퍼스는 구시가지와 신산업단지 클러스터지구 등에 흩어져 있다. 구시가지에 있는 뮌헨공대 입구와 캠퍼스 내 건물.


바이에른주의 주도인 뮌헨시에 있는 뮌헨공대(Technische Universitat Munchen·이하 TUM)는 유럽에서 가장 연구집약적인 대학 가운데 하나이며, 독일 9개 기술대학(TU-9) 중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년 9천여명이 입학하고 현재 4만1천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재학생 4만5천명인 ‘RWTH 아헨공대’에 이어 독일에서 둘째로 큰 공대다. 특히 외국인 유학생 점유율이 20% 이상으로, 독일 대학 평균인 10%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 2019년 영국 대학평가기관 QS(Quacquarelli Symonds)가 매긴 QS세계대학랭킹(QS World University Rankings)에서 전 분야 세계 61위, 공학·기술 분야 세계 22위로 각각 독일 1위를 차지했다. 노벨상 수상자 17명을 배출했으며, 2006년 독일 우수대학 이니셔티브에서 가장 먼저 선정된 3개 엘리트대학(나머지 대학은 뮌헨대·카를스루에공대)에 포함됐다. 2012년에도 우수대학 이니셔티브사업에 연속 선정됐다. 후속사업인 지난해 10월 탁월대학(연구)집단 발표에서도 34개 대학 57개 사업이 선정됐는데 TUM은 6개 사업에 선정된 본대학에 이어 4개 사업을 수주했다. TUM은 기본적으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학교 설립 후 이어지고 있는 전통을 잘 계승·발전시키고 있다. 이런 전통적인 토대 위에서 우수한 교수진 확보, 우수학생 유치 및 육성, 기업과의 협력 강화라는 세바퀴가 학교발전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우수학생 육성’은 전체 학생의 약 30%를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기업협력’ 부문에서는 바이에른에 본사를 둔 BMW·아우디·MAN·알리안츠·지멘스·오스람 등 세계적 기업과 산학협력체제를 구축해 연구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일류 기업과의 협력은 연구수준 향상과 함께 대학 재정 확충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TUM의 총장 대변인 및 커뮤니케이션 센터장인 울리히 마르쉬 박사를 만나 TUM의 경쟁력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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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공대 총장 대변인 겸 커뮤니케이션센터장인 울리히 마르쉬 박사가 뮌헨공대의 경쟁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獨 9개 기술대학 중 가장 우수
유럽서 가장 연구집약적 학교
全학부 4차산업 관련 연구진행
전통적 학과에 AI·로봇 접목

재학생 20%가 외국인 유학생
세계 140개 파트너 대학 교류
모든학생 1∼2학기 파견 교육

유망 기술회사 창업기반 지원
작년 80개 기업 시장 진출 도와
기술 이전·특허 출원에 적극적


◆Only One TUM

1868년 설립된 TUM의 가장 큰 특징은 공학 및 자연과학, 생명과학 및 의학, 경제 및 교육 등 다양한 학부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TU-9에 속하는 대부분의 대학이 공학 중심 학과 편성인 데 비해 TUM은 종합대학에 버금가는 학과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심지어 몇 년 전 한 대학을 인수하면서 정치학과까지 개설하고 있다. 이 조합은 독일 어떤 대학에도 존재하지 않는 TUM만의 특징이다. 현재 화학, 전기공학 및 정보기술, 컴퓨터과학, 기계공학, 수학, 의학, 물리학, 스포츠 및 건강과학 등 14개 학부가 있다. 또 첨단건축 및 자연건축에서부터 과학·기술·철학에 이르기까지 150개가 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TUM은 이러한 장점을 적극 활용해 학제간 연구 및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하나의 예로 TUM은 ‘2011 국제 모터쇼’에서 전기자동차를 선보였는데 연구원과 학생들이 학제간 융합연구로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다. 독일 자동차기업이 개발하기 훨씬 전에 전기자동차를 제작한 것이다. 농업학 역시 위성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 전기공학과의 접목 등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경영학의 경우 과목의 40%를 물리 등 자연과학과 공학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풍부한 자연과학 지식을 쌓도록 해 다른 일반대학 경영학과 졸업생과는 차별화한 능력을 갖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TUM은 에너지 및 기후, 이동성, 건강 및 영양, 커뮤니케이션 및 정보, 원자재와 같은 미래 분야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 신기술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융합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학제간 융합연구를 통해 기술발전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TUM은 지속가능성에 연구를 집중하고 있다. 유한한 자연자원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전하면서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다. 인공적 방식이 아닌 자연대체 연구, 친환경 공법 등에 연구력을 모으고 있다.

TUM은 학제간 융합연구와 함께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2년 전 디지털 의학과를 신설했다. 100년 역사의 의학과(科) 전통에 기계엔지니어링학을 접목하는 새로운 시도다. TUM은 또 전 학부(과)에 걸쳐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세부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전통적인 학과에 AI 및 로봇을 접목한 새 영역 구축이 주된 방향이다.

◆기업대학

TUM은 학생·과학자·졸업생 등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는 연구를 통해 발명한 기술이 사회 속에서 지속 가능한 이익을 창출하고 대학 연구원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TUM은 1998년 개혁을 통해 점차 ‘기업대학’으로 발전했다. 유망한 기술 회사의 창업 기반을 지원하고 있는 것. 창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자문을 제공하고 시장 분석을 해준다. TUM은 대학 내 혁신 및 비즈니스 창조센터를 통해 기업가 교육을 강화하고 벤처 캐피털 펀드를 통해 창업을 지원한다. 그 결과 TUM에서는 지난해 80개 스타트업 기업이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회사는 주로 생산기술, 분석과학기술, 센서 분야 등이며 약 1천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냈다.

TUM은 기술이전에도 적극적이다. 다양한 기술 분야의 연구자·연구원·학생 발명품을 적극 마케팅한다. 동시에 TUM에서는 실용연구를 통해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고도로 복잡한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또 매년 산업계와 6천 건 이상의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TUM은 독일 대학 가운데 특허 출원과 기술이전이 가장 활발한 대학에 속한다. 궁극적으로는 전 유럽을 선도하는 기술창업의 선두주자를 지향하고 있다. TUM은 과학기술의 활용(기술창업)이 지식과 혁신을 위한 세계적 경쟁으로 보고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기업대학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강한 기업가 정신은 이제 TUM을 상징하는 대학 문화의 일부가 됐다.

◆글로벌 대학

TUM은 외국인 학생 및 과학자 비율이 높은 국제대학이다. 재학생의 20%가 외국인 유학생이고, 20개 이상의 영어 학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해외 캠퍼스를 설립했고, 브뤼셀·카이로·뭄바이·베이징·상파울루에 지사를 두고 있다. ‘Best Connections Worldwide’라는 모토로 TUM은 전 세계 대학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 상호교류는 연구자와 학생의 정규 교환을 포함해 140개의 파트너 대학과 함께하고 있다. 에라스무스 프로그램 등으로 250개 이상의 유럽 대학과 교류협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TUM은 현재 동남아시아, 동유럽, 라틴아메리카에 주목하고 있다. 2003년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GIST(German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는 TUM의 해외캠퍼스로 학생 400명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BMW 등 현지에 있는 독일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기 위해 말레이시아·태국·인도 등의 학생을 교육시키고 있다. 또 독일고등교육진흥원(DAAD)이 시작한 이동성(교환) 프로그램 ‘Go East’에도 참여하고 있다.

TUM 학생교환 프로그램은 호주·칠레·일본·캐나다·모로코·멕시코·뉴질랜드·러시아 및 미국 내 35개 이상의 유명한 파트너 대학 중 한 곳에서 1~2학기를 보내도록 하고 있다. 파트너 대학의 학비는 면제된다. ‘LAOTSE’ 교환 프로그램은 인도·중국·동남아시아(인도네시아·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한국)의 20개 이상 파트너 대학 중 한 곳에서 한 학기를 현지 회사에서 인턴십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다양한 국제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TUM의 모든 학생에게 한 학기 또는 인턴십을 해외에서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국제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외국 대학 및 국제 네트워크와의 새로운 계약 및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글·사진=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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