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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정치칼럼] 文정부, 영남을 갈라치는 속셈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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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6-24


부산 5석에 신공항 담보한 文

결론 끝낸 김해공항 확장안을

원점 돌리며 대구경북은 패싱

이념논쟁 이어 지역 편가르기

주류교체 목표 달성 위함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20대 총선이 임박한 2016년 3월3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전임 당 대표’ 자격으로 참석해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이번 선거에서 부산시민들이 민주당 국회의원을 5명만 뽑아주신다면 박근혜정부 임기 중에 신공항 착공을 반드시 이루어낼 것을 약속드린다. 신공항 건설은 14조7천억원이라는 예산이 투입되고 2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기기 때문에 우리 부산 경제를 살리는 데 큰 힘이 된다. 부산은 철도와 고속도로의 출발지이자 세계적인 신항만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신공항만 더해지면 국제적인 복합물류 체계가 완비된다. 참여정부는 김해공항의 포화상태에 대비하고 국가의 균형발전을 위해 동남권 신공항을 추진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공약사업을 정치논리로 백지화해버렸고, 박근혜 대통령도 신공항의 재추진을 공약해 부산시민들 표를 얻어놓고 지금까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19대 총선 때 18석이 배정된 부산에서 2석을 차지했는데, 20대 총선에서 3석만 더 얻게 해주면 부산에 신공항을 주겠다는 거였다. 그런데 실제로 민주당은 20대 총선 부산선거에서 딱 5석을 가져갔다. 문재인 전 대표는 그때 ‘박근혜정부 임기 중’(2018년 2월까지)에 사실상 부산 가덕도에서 신공항 공사의 첫 삽을 뜨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야당 지도자로서, 부산 국회의원들과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통해 가덕도 신공항을 관철시키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박근혜정부는 조기에 마감됐고, 문재인정부가 2017년 5월에 들어섰다. 14조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고 엄청난 사회·경제적 논쟁이 일어날 국가시책을 ‘투쟁으로 쟁취’하는 게 아니라, 책임 있는 ‘정책결단으로 추진’해야 하는 주체가 됐다.

필자는 문 대통령의 처지가 변하는 걸 보고 ‘약속을 번복하겠구나’ 생각했다. 문 대통령이 비난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백지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김해공항 확장은 ‘정치인’의 구호가 아닌 ‘국가경영자’의 결정이었기에 문 대통령도 그 길을 가지 않을 도리가 없을 걸로 봤다. 두 전임 정부가 영남권 신공항을 만들 경우 발생할 사회적 비용, 가덕도냐 밀양이냐를 둘러싼 영남지역 내부 갈등을 총체적으로 감안해 두 지역 모두에 욕을 먹으면서도 어느 쪽 손을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재인정부는 달랐다. ‘문심(文心)’을 등에 업은 민주당 소속 실력자 자치단체장들(김경수 경남도지사,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은 김해공항 확장안을 고수해온 힘 없는 국토교통부 장관(김현미)이 백기를 들게 하고 김해 신공항 적정성을 총리실에서 논의하기로 해버렸다. 대구경북 자치단체장을 패싱하고 그런 결정을 한 건 ‘가덕도 신공항’ 선언이나 다름없다.

그 효과로 아마 내년 21대 총선에선 민주당이 부산선거의 완벽한 승자가 될지도 모른다. 이는 역으로 대구와 경북선거는 포기하겠다는 의미다. 경남의 경우 문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김경수 도지사가 일단 김해신공항 적정성을 따지는 데 동의했지만 후속단계로 신공항 입지가 논란이 되면 경남 밀양을 버릴 수 없는 처지에 빠진다. 그럼에도 ‘문심’에 따라야 하니 측은지심도 생긴다. 2년 동안 이어지는 이른바 적폐청산에 이어 사회주의계열 독립운동가 김원봉 띄우기로 이념 갈라치기를 한 문재인정부가 이제 영남 갈라치기에 나섰다. 문 대통령이 단순히 총선 때 야당 지도자로서 한 말을 지키기 위해선 아닐 거다. 허공에 날린 다른 공약이 수두룩하다. 아마도 갈라치기의 목적은 단기적으론 2020년 총선 승리, 중기적으론 2022년 재집권, 장기적으론 대한민국 주류사회 교체가 아닐까.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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