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대중으로서 예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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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24 08:18  |  수정 2019-06-24 08:18  |  발행일 2019-06-24 제24면
[문화산책]  대중으로서 예술하기
박천<독립 큐레이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분야별 문화예술행사 관람률 중 미술전시회는 15.3%로 집계되었다. 전체적인 비율로 봤을 때, 미술전시회 분야가 그다지 낮은 축에 속하지는 않았다. 75.8%의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는 영화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는 대동소이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그래도 미술 관련 종사자로서 유의미하게 생각하는 것은 문화예술행사에서 직접 참여한 경험자 중 미술전시회에 참여한 경우가 29.1%로 가장 많게 집계된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미술 분야가 어떤 형태로든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려 한다는 방증이다. 그것이 소통의 형식이든, 참여형 형식이든 간에 말이다. 일반적으로 대중은 미술을 어려운 분야로 인식한다. 그것은 대체적으로 작품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쉽게 읽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측면의 해소를 위해 작가들은 적극적으로 관객들과 호흡하며 작품을 보여준다. 물론 한 번에 모든 것을 설명해줄 수는 없다. 약간의 제작 방식이나 개념적 프로세스를 설명해주는 형태로 진행되지만, 그 속의 모든 이야기들을 짧은 시간 내에 이해시키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관객들은 어떤 태도를 가지고 관람해야 할까. 미술사와 미학을 공부하고 관람해야 할까.

아니다. 그냥 호기심 가득히 전시장을 배회하면 된다. 그러다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나면 그 작품과 작가에 대해 찾아보고, 더욱 깊이 알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료들을 찾으면 된다. 이러한 것들이 결국 귀찮은 공부로 귀결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현대미술은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문화를 비롯하여 국가, 도덕, 인종, 정치, 스포츠 등 사회의 다양한 이슈들의 집합체다. 자신의 취향이나 호기심에 동하는 작품들과 함께하다 보면 자신의 세계와 미술의 밀접한 관계에 놀라게 될 것이다.

여유가 된다면 작품을 구매하여 향유해도 좋을 것이다. 작품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그 작가의 삶과 가치관에 동의해 함께하는 것이다. 지난 몇 번의 칼럼에서 ‘~예술하기’라는 글을 통해 작가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말한 바 있다. 작품을 구매한다면 작가들은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좋은 작품을 제작할 수 있다.

지난주에 있었던 ‘스테어스 아트페어 2019’는 관객의 변화된 태도를 볼 수 있었던 자리였다. 비교적 낮은 가격이 아니라 하더라도 작품 판매가 꽤 이루어졌다. 관객 스스로의 취향과 관심을 통해 구매가 이루어졌다. 대중의 예술을 향유하는 방식이 더 나아지고 있다.

박천<독립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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