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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펭귄이 추운 남극에만 살 것이라고 생각한다. 펭귄은 얼음이 덮인 남극에서도 살지만 따뜻한 남반구에서도 산다. 대구아쿠아리움의 훔볼트펭귄도 남아메리카 페루와 칠레의 훔볼트해류가 흐르는 따뜻한 나라에서 살고 있다. 전세계 18종의 펭귄 중 하나인 훔볼트펭귄은 키가 65~68㎝인 중형 펭귄이다. 평균 수명은 20~25년이며 CITES(멸종위기 야생동식물 국제협약) 1종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펭귄은 1년에 한 번씩 번식기 전후로 털갈이를 한다. 방수와 보온 역할을 하는 털이 빠지는 시기에는 물속에 들어가지 않는다. 털갈이 전에는 많은 양의 먹이를 먹어 몸이 뚱뚱해지고 털이 부풀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헌 털이 빠지기 시작하고 새 털이 자라는 기간엔 단식을 한다.
펭귄은 조류에 속하지만 ‘물속 사냥꾼’으로 유명하다. 작은 물고기는 물론 오징어, 새우, 게, 크릴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바다생물을 사냥한다. 먹는 양도 엄청나 대식가로 통한다. 보통 하늘을 나는 조류는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뼛속이 비어 있지만 펭귄은 속이 단단한 뼈를 갖고 있다. 잠수와 물속 사냥을 쉽게 하기 위해서다. 또 유선형의 몸과 긴 날개, 물갈퀴 달린 발은 펭귄이 물속에서 빠르게 헤엄칠 수 있게 한다. 종종 빠르게 이동하거나 숨을 쉬기 위해 돌고래처럼 수면 위에서 점프를 하면서 헤엄을 치기도 한다.
펭귄은 여러 가지 행동으로 서로 대화를 나눈다. 다른 수컷이 자기 영역에 침범하거나 암컷을 건드리려 할 때는 목을 흔들면서 상대를 쏘아보거나 쪼는 행동 등으로 적대감을 드러낸다. 하늘을 보고 목을 뻗고 가슴을 내밀면서 목청껏 소리를 내는 행동은 짝짓기 전의 구애행동이다. 암컷과 수컷이 하늘을 향해 목청껏 울음소리를 내고, 부리로 서로의 털을 골라주며 사랑을 시작한다.
종종 주변의 작고 예쁜 돌을 부리에 물고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프러포즈할 때 선물로 주거나 산란 전 둥지를 꾸미는 재료로 사용한다. 펭귄은 대개 1~2개의 알을 낳지만 훔볼트펭귄은 2~4일 간격으로 2개의 알을 낳는다. 38~45일간 암컷과 수컷이 교대로 알을 품으며 철저히 공동육아 방식으로 새끼를 돌본다.
펭귄은 1부1처제로 한 번 짝을 맺으면 영원한 사랑을 하는 지고지순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육아에 책임을 다하지 않을 경우 종종 다른 이성에게 눈을 돌리는 펭귄도 있다. 또 동성간의 사랑을 하는 펭귄도 관찰되고 있다.
황현지 (대구아쿠아리움 아쿠아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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