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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번에 주·조연 맡는 시대…3년의 앙상블 기간 견디며 실력 쌓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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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미애기자
  • 2019-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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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대구공연 앞둔 배우 이정화

뮤지컬 배우 이정화는 “내가 아닌 극 중 캐릭터로 관객과 온전히 만나고 싶다. 관객들이 믿고 보는 배우로 남을 수 있다면 감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화가 출연 중인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한 장면.
뮤지컬 공연은 주인공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무대 전체의 배경을 만들어주는 앙상블이 있다. 앙상블부터 시작해 차곡차곡 커리어를 쌓아 대극장의 주역 배우로 성장한 지역 출신의 뮤지컬 배우가 있다. 배우 이정화다. 그는 2010년 딤프의 창작뮤지컬 ‘투란도트’의 앙상블로 데뷔해 ‘몬테크리스토’ ‘노트르담 드 파리’ ‘아이다’ ‘햄릿’ ‘닥터 지바고’ 등에 출연하며 뮤지컬 배우로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2015·2016년에는 데뷔작인 ‘투란도트’에서 시녀 ‘류’를 연기하기도 했다. 이정화는 오는 21~22일 ‘지킬앤하이드’의 대구 공연에서는 지킬의 약혼녀인 엠마로, 오는 29일과 7월2~4일 제13회 딤프 특별공연 ‘투란도트’의 ‘류’로 대구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전국 투어 공연에 참여하고 있는 이정화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만났다.

성악과에 진학 후 연극과 복수전공
대학생활 뮤지컬 배우 훈련에 쏟아
대구 연극무대 오른 것도 많은 도움
앙상블때 수입은 모두 레슨비로 써
조연상 수상 딤프서 특별공연 기뻐
다양한 역할 맡아 연기 폭 넓히고파


▶경주 출신으로 계명대에서 성악을 전공했다.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었던 계기는.

“중학교 때 뮤지컬 ‘명성황후’를 보면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부모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공부를 계속하다가 고등학교에 가서 생각이 많아졌다. 내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드는 것, 내게 가장 큰 기쁨이 무엇일까. 아, 뮤지컬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학교에서 성악과로 진학하고 연극과를 복수전공하면서 꿈에 힘을 더 보탰다. 대학교 때도 1학년 학교생활 외에는 3년간 뮤지컬 배우를 위한 훈련에 시간과 마음을 모두 쏟았다. 제가 저를 믿고 증명하면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다.”

▶앙상블로 시작해 대극장 뮤지컬에서 주요 배역을 맡는 배우로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노력이 있었을 것 같은데.

“예전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거의 대부분 앙상블을 거쳐 주·조연을 맡게 되었는데, 내가 뮤지컬을 시작할 즈음부터는 어린 나이에 단번에 주·조연을 맡는 시대가 오기 시작했다. 매체가 발달하면서 단번에 뜰 만한 슈퍼루키를 찾거나 소속된 회사에서 이미지를 만들어가기도 해서, 그 사이에서 눈에 띄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언젠가 이룰 수 있다고 믿고 3년의 앙상블 기간 레슨도 매주 열심히 받았다. 뮤지컬 수입의 대부분을 레슨비에 썼던 것 같다. 차근차근 올라왔기에 실력도 탄탄하게 쌓을 수 있었고 어려움들도 하나씩 극복하면서 저 자신과 주변 동료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도록 성장했기에 그 모든 과정에 감사하다.”

▶부모님은 교사가 되길 바랐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언급했던데, 뮤지컬 배우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뭐라고 하는가.

“몇 달 후의 스케줄을 알 수 없고, 에너지 소모가 많은 일에 대해 늘 걱정하시는 것 같다. 그래도 작품 오디션을 구할 때 초조해하거나 불안해하면 ‘절대 돈을 따라가지 말고, 진정성과 성실함을 따라가라’고 말씀하면서 응원해준다. 지방 공연 갈 때면 주변 지인에게 홍보도 하면서 자랑스러워하신다.”

▶대학교 때 연극을 복수전공해서 연기와 노래를 모두 배웠는데,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면서 도움이 되었나.

“뮤지컬은 노래·춤·연기 3박자가 모두 어우러지는 활동이다. 그 중 노래를 가장 큰 장점으로 살리고 싶었는데, 결국 노래 실력을 바탕으로 연기력이 좋아야 훨씬 더 와닿는 공연을 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대학생 때 연극과 복수전공 수업을 듣고 대구에서 프로 연극 무대에도 오르고 했던 것들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 물론 대학생 때 춤 역시 따로 학원을 다니며 익힐 만큼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

▶뮤지컬 ‘투란도트’에 오랜만에 출연한다.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궁금하다.

“투란토트로 데뷔했기에 올해로 9년차 (배우)다. 2016년 딤프 여우조연상까지 안겨주었던 류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기쁘다. 그때보다 류에 대한 애처로움이 많이 묻어나는지 연습하면서 저도 모르게 더 눈물이 많이 나서 놀랐다. 여러 작품과 캐릭터를 만나고 돌아오면서 깊어진 마음이 담겨있을 것 같다.”

▶공연을 정말 꾸준히 해오고 있다. 목관리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는 본인만의 비결은.

“되도록 규칙적인 패턴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그 패턴에는 일정 수준의 수면, 운동, 건강한 식사도 포함된다. 마음 건강을 위해서 신앙생활과 독서를 통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술이나 담배, 커피, 시끄러운 곳, 크게 소리지르기 등을 되도록 피하고 있다. 물을 많이 마시고 더운 여름에도 에어컨 바람 때문에 목에 손수건을 감는 등 목을 보호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해온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매번 한 작품을 뽑는 건 쉽지 않다. 질문을 받을 때면 늘 다른 작품을 꼽는다. 요즘은 ‘붉은 정원’에서 연기한 지나가 기억에 남는다. 그전까지는 남자주인공 캐릭터의 서사를 돕는데 일조하는 주·조연이었다면 이 작품은 지나의 서사를 촘촘히 풀어가고, 지나가 선택하는 일들로 진행됐다. 지금까지 저에게 축적되어 있던 에너지를 충분히 뿜을 수 있는 캐릭터라, 정말 지나가 저인지 제가 지나인지 모를 정도로 영혼을 갈아 넣었던 것 같다.”

▶이정화에게는 ‘약혼녀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물론 강렬한 이미지를 가진 인물도 연기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고, 잘 표현하는 인물이 있겠지만 배우의 욕심으로는 더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고 싶어한다. 그런 지점에서 대극장 공연에서는 제가 주로 참하고 조용히 기다리는 캐릭터들을 많이 만났지만, 소극장 공연에서는 코믹하게 망가지거나 섹시한 캐릭터, 노래가 없는 연극으로도 관객을 만나면서 제 안의 연기 스펙트럼들을 넓혀가고 있다. 덕분에 대극장에서도 ‘삼총사’의 밀라디 같은 악역이나 ‘아이다’의 암네리스 같은 화려한 역할들도 만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다양한 역할을 맡아 배우고 성장하고 싶다. 그 모든 것이 쌓이고 쌓여서, 아이도 낳아 길러보면서 엄마의 마음까지 더 이해하게 되면 나중에 ‘엘리자벳’의 엘리자벳 역할을 해보고 싶다.”

▶앞으로 어떤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나.

“관객들이 믿고 보는 배우가 된다면 가장 감사하다. (관객들이) 저라는 사람보다 그 캐릭터로 온전히 만나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극 중 캐릭터를 통해 삶의 진정한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도록 노력하겠다. 위로와 여운을 남기는 배우로 남고 싶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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