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의 커피콩, 거상을 만들다

  • 유승진
  • |
  • 입력 2019-06-15   |  발행일 2019-06-15 제16면   |  수정 2019-06-15
전쟁 말고 커피
전쟁터의 커피콩, 거상을 만들다
데이브 에거스 지음/ 강동혁 옮김/ 문학동네/ 432쪽/ 1만5천원

커피 한 잔에 16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1만9천원의 커피를 선보이며 화제를 불러 일으킨 미국의 커피전문점 블루보틀. 커피 이름은 모카항 커피였다. 커피 무역업자인 목타르 알칸샬리가 내전이 한창인 예멘에서 공수해 온 커피로 블루보틀 역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최고의 커피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이 책은 샌프란시스코 빈민가에서 태어난 예멘계 미국인 목타르가 성공한 커피 수입상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책이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빈민가 뒷골목을 전전하던 목타르는 어느 날 우연히 예멘이 원조 커피 수출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커피 무역의 주도권은 에티오피아에 뺏긴 상황. 지금 예멘에 남은 것은 내전과 테러뿐이었다. 커피콩의 품질은 형편없어졌다. 목타르는 예멘 커피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신념 하나로 예멘의 커피 생산지를 돌아다닌다.

품질 좋은 커피콩을 찾기 위한 목타르의 생생한 모험을 볼 수 있다. 목타르가 폭탄과 생명의 위협속에서 천신만고 끝에 첫선을 보인 모카 커피의 반응은 대단했다. 2017년 2월 ‘커피 리뷰’는 모카항 커피회사의 하이마 농장산 커피에 97점을 줬다. 21년 커피 리뷰 사상 최고점이었다. 예멘의 커피 농장들은 앞다퉈 모카항 커피회사로 자신들의 커피콩을 가져왔고 예멘은 커피 종가의 명성을 되찾기 시작했다.

저자는 최근 커피업계에서 가장 눈부신 성공을 기록하며 이 책을 ‘아메리칸 드림에 관한 이야기’라고 밝힌다. 진부한 소재이지만 목타르의 성공 스토리는 조금 특별하다. 목타르의 성공의 원칙은 ‘착취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명품 커피 생산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