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작 현장의 실태 고발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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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15   |  발행일 2019-06-15 제16면   |  수정 2019-06-15
드라마 제작 현장의 실태 고발
이한솔 지음/ 필로소픽/ 240쪽/ 1만4천500원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근로시간을 준수하면서 영화 제작을 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당연한 일인데, 왜 새삼스럽게 이런 사실이 화제가 되는 걸까. 이는 보통의 드라마, 영화 제작 현장에서 흔한 사례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제목처럼 ‘보통’의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화려하게 조명되는 스타PD나 유명 배우가 아닌 ‘카메라 뒤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지난해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을 위해 이미 지친 노동자들을 독촉하고, 등 떠밀고. 제가 가장 경멸했던 삶이기에 더 이어가긴 어려웠다”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고(故) 이한빛 PD의 동생이 썼다.

책은 촬영, 조명, 음향, 미술팀 등 현장에서 일하는 스태프들의 제보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드라마 제작 현장의 실태를 고발하는 형태다. 저자는 드라마 제작의 피라미드형 도급 구조, 주 120시간 이상을 근무하는 스태프, 절대 복종을 강요하는 도제 문화와 폭언, 폭력, 성희롱에 노출된 막내 스태프, 여성 배우, 아동·청소년 배우 등 드라마 제작 현장의 민낯을 그려낸다.

저자는 해결의 실마리를 청년에서 찾았다. 물론 제작 현장에서 같은 청년 사이에서도 갑을 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렇게 단정지을 수는 없다. 저자는 “기존의 제도와 가치가 결코 옳지 않다는 사실, 우리는 다르게 살아갈 수 있다는 자극. 이것이 형의 죽음을 통해 우리 사회가, 특히 청년 세대가 깨달은 중요한 의미”라고 말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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