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신 울릉 시대

  • 김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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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12   |  발행일 2019-06-12 제31면   |  수정 2019-06-12

울릉도는 약 250만년 전 화산 활동에 의해 형성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섬이다. 난대림과 온대림이 함께 자생해 면적에 비해 식물종이 다양하게 분포해 있어 생태학적 가치도 매우 높다. 아름다운 풍광과 깨끗한 바닷물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한마디로 세계적 수준의 관광지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연간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은 35만명선에 불과하다. 불편한 접근성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뱃길로만 울릉도에 갈 수 있다. 이 마저도 바닷길이 잠잠한 4~10월까지 7개월 정도만 여객선이 정상적으로 운항된다. 나머지는 열흘에 한번 꼴로 여객선이 다닌다. 이 기간에는 찾는 관광객도 거의 없고, 울릉도는 육지로부터 사실상 고립 상태가 된다.

다행인 것은 지난 3월말 공사 55년 만에 총 연장 44.5㎞의 울릉 일주도로 개통을 시점으로 새로운 울릉도 시대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외부로부터의 접근성은 당장 큰 변화는 없지만, 내부의 접근성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울릉읍 저동리~북면 천부리 간 소요시간이 1시간30분에서 10분대로 대폭 단축됐다. 이 영향으로 북면지역 관음도, 해중전망대 등을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일주도로 개통 전 접근성 불편으로 외면 받던 곳들이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것이다. 일주도로 개통은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 수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5월말까지 15만5천500여명이 울릉도를 찾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8천600여명에 비해 3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내부의 접근성 개선만으로는 신 울릉 시대를 본격 맞기에는 역부족이다. 현재 추진 중인 실질적인 울릉도 접근성 개선 대책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보완돼야 한다. 1만t급 선박의 접안이 가능한 사동항은 당초 올해말 완공 계획으로 있으나,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사동항이 완공되면 5천t급 이상 여객선(현재는 2천300t급) 운항이 가능해 결항없이 연중 뱃길이 열린다. 2025년에는 울릉공항도 개항한다. 다만 현재의 활주로 길이 1.2㎞로는 50인승 이내 비행기만 이착륙이 가능하다. 원활한 하늘길을 열기 위해서는 적어도 80~100인승은 이착륙 가능하도록 활주로 길이를 600m 정도 늘릴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외부 접근성 인프라가 구축되면 울릉도는 최소한 국내 최고 관광지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릉군은 연간 관광객 100만명의 ‘신 울릉 시대’에 대비한 관광 전략을 서둘러 수립해야 한다. 김기억 동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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