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스테어스 아트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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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10 08:12  |  수정 2019-06-10 08:12  |  발행일 2019-06-10 제24면
[문화산책] 스테어스 아트페어
박천<독립 큐레이터>

작년 연말부터 준비해온 행사가 있다. ‘스테어스 아트페어 2019’라는 제목으로 청년 예술인들이 모여 만드는 대안적 형태의 아트페어다. 참여 작가 및 기획자들 모두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까지의 청년들로 구성되어 있다. 일정 기간 사용 후 유휴공간으로 비는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이뤄지는 이번 행사는 지역의 청년 예술인으로서 무척 유의미하다고 생각된다. 먼저 기업들의 후원으로 이뤄지는 행사라는 점과 영·호남 지역의 청년작가 간의 교류, 그리고 ‘아트페어’라는 형태를 통해 예술과 대중 간의 벽을 낮추고자 하는 시도들이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아트페어’는 갤러리들이 모여 예술 작품을 판매하는 행사로 이해하면 쉽다. ‘스테어스 아트페어 2019’는 갤러리에 소속되지 않은 작가들이 예술 작품을 판매하는 행사다. 지난 글 ‘청년작가로 예술하기’에서도 밝혔듯이, 작가들이 작품을 판매한 수익으로 생활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지켜본 바로 작품 판매에 있어서는 작품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이 충족되어야 판매로 이어진다. 이 같은 여러 제반 요소들을 청년작가이 모두 충족하기란 물리적으로 어려운 점들이 많다. 때문에 갤러리와 청년작가 간의 연결은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꾸준히 활동하는 청년작가들과 함께 대안적 아트페어를 만들고자 한 것은 미술 시장을 주도하는 갤러리에 청년작가들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소개하여 유기적인 예술 시장 형성에 작은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그리고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젊은 기획자들과 함께 일을 추진하였고, 최종적으로 64명의 작가들이 참여하게 되었다. 행사에 참여하는 64명의 작가들은 대구뿐만 아니라 광주, 경남, 경북 등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같은 지역 간의 교류를 통해 작가들은 보다 성숙한 예술 세계를 구축하는 한편, 대중에게는 다양하고 풍부한 예술 작품을 향유하고 소장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진다.

작가들이 작품을 판매하는 것이 어려운 것처럼 대중이 작품을 구입하는 것도 익숙한 일은 아니다. 예술 작품의 가격이 굉장히 고가로 형성되어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과 예술은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것이라는 인식이 작품 구입을 망설이게 한다. 그러나 ‘스테어스 아트페어 2019’에서는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작품을 비교적 낮은 가격대로 조정했다. 또한 작가들이 상시 거주하며 대중에게 직접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대중들이 예술에 대해 쉽게 다가가고 이해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이 행사는 오는 12일부터 16일까지 총 5일간 삼성창조캠퍼스 부근에 있는 한 모델하우스에서 진행된다. 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영·호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지역의 청년작가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예술에 더 가까워지는 시간이 될 수 있길 바란다. 박천<독립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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