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고민 안해도 고민…성공적인 결혼 방법은?

  •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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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08   |  발행일 2019-06-08 제16면   |  수정 2019-06-08
“자아실현을 위한 21세기 결혼
상대를 위해 모든것 포기 안해
개인의 성장 도와야 모두 성취”
해도 고민 안해도 고민…성공적인 결혼 방법은?
해도 고민 안해도 고민…성공적인 결혼 방법은?
괜찮은 결혼//엘리 J. 핀켈 지음/ 허청아 옮김/ 지식여행/ 468쪽/ 2만2천원

한국은 사상 최저 수준의 혼인율을 기록하고 있고, OECD 아시아 회원국 중 이혼율은 최고 수준에 다다랐다. 대다수 젊은이들은 결혼을 자신의 꿈과 이상 실현의 걸림돌이자 짐으로 여기며, 사회 전반적으로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 또한 팽배해 있다. 전문가들과 언론은 이를 두고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소위 ‘3포세대’의 문제라며 경제적인 프레임에서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내놓는다.

하지만 결혼을 안하는 문제가 경제적인 이유만 있을까.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분명 존재한다. 이 책은 결혼을 경제적 측면이 아니라 사회심리학적 측면에서 다뤘다. 심리학 교수가 쓴 결혼 책이다. 결혼의 변천사와 성공적인 결혼의 방법에 대해 과학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또, 심리학과 사회학 분야의 수많은 연구와 문헌을 동원해 결혼이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빠져있음을 과학적으로 분석한다.

미국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재 진행형의 결혼과 부부 문제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역사를 보면 결혼의 존재 이유가 실용에서 출발해 사랑을 거쳐 자아실현까지 이르렀다고 말한다. 즉, 결혼이라는 제도가 시대적인 맥락에 따라 진화했다는 말이다. 그러나 가장 의미 있다는 자아실현에 기반한 지금의 결혼마저도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는 저자의 진단이다.

우리의 결혼 생활이 ‘모 아니면 도’로 편향됐다는 부분은 흥미롭게 읽힌다. 저자는 사람들이 친구나 친척을 멀리하면서 내면의 정서적이고 심리적인 욕구 충족을 위해 배우자를 찾는다고 말한다. 배우자의 조력 책임이 과거에 비해 늘었다는 이야기다. 배우자에 대한 기대 심리는 늘었지만 반대로 여기에 필요한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자녀가 없는 부부가 일주일에 배우자와 단둘이 보내는 시간은 1975년 45시간에서 2003년에는 26시간으로 감소했다. 이는 상당 부분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인데, 자녀가 있는 경우 부부가 단둘이 보내는 시간은 30년 전과 비교해 13시간에서 9시간으로 줄었다. 이는 육아 시간이 증가 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와 같은 문제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부정적인 측면은 결혼이 생각보다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이다. 과거와 달리 서로 함께하는 시간이 매우 줄어, 결혼이 다소 행복하거나 아예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었다. 긍정적인 측면은 부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은 여유가 있는 부부의 행복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결혼 생활이 행복한 사람은 개인의 행복 역시 크다고 말한다. 결론적으로 행복한 부부는 평균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최상의 결혼 생활을 하는 부부의 생활은 더욱 윤택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과 결혼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세계대전 전후 여성들은 경제적으로 고립되어 있었다. 직장 여성은 당연히 적었으며, 자신의 이름으로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를 만들 수도 없었다. 독신 여성은 가난을 각오해야 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결혼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경제가 팽창해 노동력이 많이 필요해지면서 여성들도 충분히 생계비를 벌 수 있게 됐다. TV를 보며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이 나오면서 독신 생활은 더욱 편리해졌다. 안전과 안정에 대한 갈망도 사라져 여성들은 성취감이 떨어지는 결혼 생활을 견딜 마음이 사라졌다. 저자는 전통적인 결혼 모델이 붕괴된 상황에서 남녀 모두 자신이 만족하는 결혼에 대한 모델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즉, 괜찮은 결혼의 모델이 없어 결혼을 망설이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오늘날 부부는 더 이상 상대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개인의 성장과 자아 실현을 서로 도와야 원하는 것을 모두 성취하는 결혼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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