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영화] 로켓맨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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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07   |  발행일 2019-06-07 제42면   |  수정 2019-06-07
‘엘튼 존’의 열정·음악 ‘퀸’의 신드롬 이어갈까
불우한 어린 시절·사랑과 배신·약물·알코올…
절대음감 천재성 지닌 팝스타의 고뇌와 갈등
[금주의 영화] 로켓맨

“나는 처방전이 필요한 약물은 물론 알코올, 코카인, 섹스, 대마초, 쇼핑 중독자입니다.” 한 재활 클리닉에 참석해 사람들에게 자신을 소개한 이는 팝의 거장 엘튼 존(태런 에저튼)이다. 온갖 장르를 오가며 대중성과 음악성을 거머쥔 천재 아티스트 엘튼 존은 연이은 히트곡 발매와 환상적인 무대 퍼포먼스로 빛나는 시대의 아이콘이 됐다. 하지만 자신을 외면하는 부모에게 받은 상처와 아픔으로 누구보다 외롭고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영화 ‘로켓맨’은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로서 화려한 명성 뒤에 가려진 엘튼 존의 숨겨진 삶과 음악 세계를 조명한다. 지난해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다룬 ‘보헤미안 랩소디’가 ‘퀸 신드롬’을 일으켰던 만큼 그에 못지않은 파괴력을 지닌 엘튼 존의 위상만으로도 ‘로켓맨’에 쏟아질 기대와 관심이 예상된다.

소원했던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어린 시절을 보낸 엘튼 존은 특히 아버지에 대한 갈증을 느껴왔다. “난 언제 안아줘요”라는 어린 엘튼 존의 말에 아버지로부터 돌아오는 답변은 늘 “약해 빠진 소리”라는 냉소적인 핀잔이다. 부모의 사랑은 받지 못했지만 절대음감을 가진 천재성은 일찍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뛰어난 피아노 실력으로 왕립음악원에 입학한 그는 클래식보다는 팝 뮤직에 관심을 가졌고, 그의 단짝 작사가 버니 토핀(제이미 벨)과의 만남을 계기로 독보적인 팝 스타로 사랑을 받게 된다.

영화는 아티스트가 주인공인 전기영화의 전형적인 플롯을 따른다. 우울했던 가정사를 딛고 음악가로 성공해 막대한 돈과 인기를 거머쥐고, 유명세에 취해 방황과 갈등을 겪은 후 다시 이를 극복하기까지의 과정을 진솔하게 담아낸다. 이 과정에서 국내 관객에게도 익숙한 엘튼 존의 히트곡들이 뮤지컬로 승화돼 스크린을 장식한다. 엘튼 존의 성 정체성도 비중 있게 다뤄진다. 그의 사업 파트너이자 연인인 존 리드(리처드 매든)와의 사랑인데, 결국 엘튼 존은 그의 배신에 상처받고 약물과 알코올에 더 의존하게 된다.

엘튼 존 역은 태런 에저튼이 맡아 열연했다. 실제 엘튼 존으로부터 “태런 에저튼만큼 완벽하게 나의 곡을 소화하는 배우는 없다”고 극찬을 받았다. 그의 말마따나 놀라운 싱크로율을 보여준 태런 에저튼은 엘튼 존의 독특하고 화려한 패션부터 한 시대를 풍미한 세계적인 팝 아이콘의 내적인 고뇌와 갈등을 사실감 있게 그려냈다. 다만 젊은층에겐 낯설 수 있는 그의 음악과 이야기의 극적 임팩트는 다소 약한 편이다. 엘튼 존은 이 영화의 제작에도 참여했다.(장르:드라마 등급:15세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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