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임신체험복 입고 강당 한바퀴 “아내가 얼마나 힘든지 이제야 이해”

  • 김점순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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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05   |  발행일 2019-06-05 제14면   |  수정 2019-06-05
동구보건소 최고아빠되기 교실
20쌍 부부 아기 돌보기 등 배워
10㎏ 임신체험복 입고 강당 한바퀴 “아내가 얼마나 힘든지 이제야 이해”
지난달 31일 대구 동구보건소에서 열린 ‘멋진 남편 최고 아빠 되기 육아교실’에서 한 부부가 신생아 목욕 체험을 하고 있다.

남편의 역할이 변하고 있다. 밖에서 돈만 벌어오면 가장의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하던 시절은 지났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아빠도 육아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오후 7시, 대구 동구보건소 대강당. 임신부들이 남편의 팔짱을 끼고 모였다. 이들은 ‘멋진 남편 최고 아빠 되기 육아교실’에 참여하는 20쌍의 임신부 부부다. 맞벌이와 남성 육아 휴직자 증가 추세에 따라 육아의 어려움을 느끼는 아빠에게 도움을 주고자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부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저녁 시간에 진행됐다. 교육내용은 신생아 돌보기 및 베이비 마사지 실습, 임신 체험복 착용, 임신부 및 신생아 건강관리법 등의 이론과 실습으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신생아 목욕 및 제대관리(탯줄관리) 시간에는 전반적인 이론교육에 이어 실습이 진행됐다. 예비 아빠들은 이론을 되새기며 강사의 말에 귀를 쫑긋 세우고, 아기 모형인형으로 목욕을 시켰다. 그 모습은 어설펐지만, 그 열정은 대단했다. 목욕을 시킬 때 아이를 안는 방법부터 닦는 방법까지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남편이 참여하는 임신 체험복 착용 프로그램도 눈길을 끌었다. 7개월 된 임신부 배와 같은 무게의 체험복을 입고 임신부가 느끼는 고충을 직접 체험하는 것. 체험복의 무게는 10㎏ 정도다. 체험복에는 태아의 초음파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치도 부착돼 있다. 남편들은 체험복을 입고 강당을 한 바퀴 도는 내내 들리는 심장소리에 신기해 했다. 아내들은 이 같은 남편의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남겼다. 이날 교육에 참가한 여건욱씨(33·대구 동구 용계동)는 “아내가 지금 임신 8개월인데 직접 체험해 보니 몸이 얼마나 무거운지 손이 저절로 배를 잡게 된다. 힘든 아내를 이해하는 좋은 기회였다”고 했다.

글·사진=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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