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 자녀교육] 수학 선행학습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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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03 07:57  |  수정 2019-06-03 07:57  |  발행일 2019-06-03 제18면
[4차 산업혁명시대 자녀교육] 수학 선행학습 어떻게 해야 할까

수학 선행학습에 대한 수요는 많지만 학생들의 사고력을 향상시키기도 힘들고 사고력이 향상되도록 지도할 선생님 수도 적다 보니 대부분의 선행학습은 공식을 이용해서 문제의 식을 세우고 답을 구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초등학교 심화사고력 문제는 중학교 내용을 이용해서 해결하고 중학교 문제는 고등학교 내용을 이용하여 해결하는 식이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할수록 학생들은 답 찾는 기계로 전락하게 된다. 다음의 일차방정식 활용에 관한 지도 사례를 살펴보자.

“여러분, 오늘은 속도에 대해서 배울 텐데 딱 3분만 집중하면 속도문제를 다 풀 수 있어요. 자~따라해 보세요. 속도는 시간 분의 거리. 속도는 뭐라고? 시간 분의 거리. 한 번 더. 속도는 시간 분의 거리. 더 크게. 속도는 시간 분의 거리. 오케이. 속도는 시간 분의 거리를 꼭 기억해야 해요. 그런데 문제를 풀 때는 처음부터 문제를 다 읽으면 문제를 푸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문제의 마지막 문장을 보고 구하라고 하는 걸 미지수 x 라고 놓을게요. 여기서는 시간을 구하라고 했으니까 시간에다가 미지수 x 라고 쓸게요. 이제 문제를 읽으면서 속도와 거리를 찾아 봅시다. 속도 찾았나요? 오케이, 분당 200m. 속도에다가 200m/분이라고 쓸게요. 이제 마지막으로 이동거리를 찾아 봅시다. 그렇지, 1㎞. 거리에다가 1㎞라고 쓸게요. 이제 식이 완성됐죠. 그런데 계산하기 전에 반드시 주의해야 할 게 있어요. 단위통일. 뭐라고? 단위통일, 다시 한 번. 단위통일. 더 크게. 단위통일. 우리의 소원은 남북통일, 속도의 소원은 단위통일. 속도에서는 남북통일 아니고 뭘 해야 한다고? 단위통일. 속도문제를 풀 때는 꼭 단위통일을 해야 해요. 1㎞는 몇 m? 1천m. 거리를 1㎞에서 1천m로 단위통일을 시켰어요. 이제 계산하면 x는 얼마? 5. 맞았어요. 다시 한 번 정리하겠습니다. 속도 문제를 풀려면 3단계를 기억해야 해요. 자~따라해 봅시다. 1단계, 속도는 시간 분의 거리. 2단계, 마지막 문장. 3단계, 단위통일. 자~이제 속도 문제 3문제를 풀어 봅시다. 1번에 2. 맞았어요. 2번에 5. 맞았구요. 3번에 1. 맞았어요. 이제 속도 다 이해됐죠?”

이렇게 배운 학생들이 속도문제에 대한 답을 빠르게 구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속도를 이해하거나 사고력이 길러지지는 않는다. 수학은 수학적 지식 자체보다 수학적 사고력, 즉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사고 능력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둬야 하는 학문이다. 이런 선행학습보단 학생들이 배웠던 내용들을 충실히 복습하고 그 내용들을 바탕으로 문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다룰 수 있도록 지도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중학교 심화문제를 고등학교 내용을 이용하여 푸는 것보다 초등학교 내용으로 푸는 학생이 진정 수학적 사고력이 높은 학생이다. 창의심화사고력을 높이려면 문제를 다룰 때 저학년 내용부터 고학년 내용 순으로 문제에 적용시키는 것이 좋다. 학습체계가 정립되지 않으면 사고체계를 정립하기 어렵고 이런 사고체계가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선행학습을 진행하게 되면 십중팔구 수학적 사고력이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수학적 사고력 함양을 저해하게 된다.

김종오<광덕자기주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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