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개월까지 폐렴에도 열 거의 없어 ‘주의’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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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28  |  수정 2019-05-28 08:00  |  발행일 2019-05-28 제19면
■ 영유아 건강 척도 ‘체온’
생후 2개월까지 폐렴에도 열 거의 없어 ‘주의’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자주 겪게 되는 것이 고열로 고생을 하는 것이다. 특히 밤에 열이 나 응급실에 가야 할지, 아니면 그냥 집에 있어도 되는지 고민해 보지 않은 부모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아이들의 열을 정확히 재는 것은 힘든 일이다. 제일 정확한 체온은 항문체온인데, 측정하기가 많이 번거롭다. 그래서 요즘은 거의 고막체온계를 사용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양쪽의 온도가 다른 경우도 있는데, 더 높게 나타나는 곳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또 여러 번 재서 다르게 나올 때도 역시 높은 온도가 아이의 체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겨드랑이 체온계의 경우는 대략 0.5에서 1℃ 정도 낮게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체온이 얼마나 올라가야 열이라고 하는 걸까. 보통 정상체온을 36.5~37.5℃사이로, 38℃ 이상을 열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이가 열이 날 때 중요한 것은 몇 ℃까지 올라가느냐가 아니라, 무엇 때문에 이 열이 나느냐다.

◆열은 왜 나는 걸까

고열이 발생하는 원인은 대부분 바이러스나 세균이 아이들의 손에서부터 주로 눈과 입 그리고 코로 들어가 몸과 전쟁을 시작하면서 발생한다. 아이들이 뇌수막염이나 폐구균 예방접종을 많이 하면서 세균 감염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아이가 열이 나는 주요한 원인은 바이러스 감염이다. 1년 내내 수백 종류의 감기 바이러스는 계속 아이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 모두의 원인이 바이러스이며, 독감을 제외하면 치료약도 없고 예방접종도 없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 몸에 침입한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공격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열을 내 바이러스를 잘 못 움직이게 하고, 공격하는 세포들이 가서 승리하게 된다.


2∼6개월 땐 뇌수막염 등 세균감염에 열
생후6개월이상 대부분 바이러스감염 탓

8∼18개월兒 열 내리며 발진 땐 ‘돌발진’
1∼2일에 한번씩 병원 가서 진찰 받아야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면 심각한 후유증


태어나 생후 2개월까지는 열이 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래서 신생아 폐렴 같은 큰 병에 걸려도 열이 나지 않아 상태가 심각해져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더러 있다. 생후 2~6개월 정도에서는 열이 나는 때가 가끔 있다. 이 경우 아이의 면역이 온전하지 못해 요로 감염이나 패혈증, 뇌수막염과 같은 심각한 세균 감염이 발생할 수 있어 열이 나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6개월 이상부터는 엄마에게 물려받은 좋은 항체가 다 없어지는 시기이므로 감기와 같은 각종 바이러스의 침투가 꾸준히 지속되면 불쑥불쑥 열이 날 수 있다.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이 이 시기에 주요한 열의 원인이 된다.

◆열이 며칠이나 지속되나

아이가 열이 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열이 며칠째 몇 도까지 나고 있느냐가 아니라 열이 내렸을 때 아이의 상태다. 열이 높을 때는 축 처지지만, 열이 내리면 아이가 평소와 비슷하게 잘 놀고, 어느 정도 먹는다면 아이가 병을 잘 이겨내고 있는 거라고 보면 된다. 열은 3일 밤 정도 나는 게 보통이지만, 길면 5일에서 심지어 1주일 이상 날 때도 있다. 이때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열이 내렸을 때의 아이의 상태다. 또 최근에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병이 어떤 것이 있는지, 그 병은 며칠간 열이 나는지 관심을 가지면 열이 나더라도 언제까지 열이 날지 예상할 수 있다.

아이 몸에서 열이 날 때는 일단 해열제를 먹여야 한다. 다음 미지근한 물을 수건에 묻혀 몸을 닦이는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이 방법이 여의치 않을 땐 체온보다 낮은 36~37℃ 되는 물에 10분 정도 목욕시키는 것도 권장한다. 이는 몸 속의 열을 효과적으로 발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열이 나는 아이에게는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물론 평소보다는 적게 먹겠지만 아이에게 적극적으로 물이나 시원한 이온음료, 주스, 모유, 분유 등을 먹여 소변을 하루 3~4회 정도 볼 수 있게 해야 밤을 잘 견딜 수 있다. 도저히 아무것도 먹지 않고 소변을 거의 보지 않으면 가까운 병원에서 수액을 공급해도 된다.

아이가 열이 나는데 춥다고 벌벌 떠는 경우도 많고, 몸은 뜨거운 데 손발은 얼음장처럼 차가운 경우도 흔하다. 이때 아이의 몸은 열을 조금이라도 더 올리려고, 안간힘을 쓰는 신호다. 이럴 땐 먼저 해열제를 충분히 먹이고, 얇은 옷이나 이불을 덮어준 다음 오한이 끝나면 마사지를 해 주는 것이 아이를 덜 힘들게 하는 방법이다.

대개 열이 나면 함께 나타나는 증상이 기침이나 설사, 콧물, 쉰 목소리, 눈꼽 등이 있다. 그러나 열 이외의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진찰을 해도 아무 이상도 없이 40℃에 가까운 열이 3일 밤낮 지속되다가 열이 내리면서 몸에 발진이 생기는 병을 ‘돌발진’이라 한다. 대개 8개월에서 18개월 사이의 아이들이 한두 번은 겪게 되는 피할 수 없는 병이다. 일단 열이 나는 동안에는 1~2일에 한 번씩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야 한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도움말=대구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영진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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