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돈달산 예찬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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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23   |  발행일 2019-05-23 제31면   |  수정 2019-05-23

산림청에서 선정한 우리나라 100대 명산 중 4개가 있는 곳답게 백두대간의 고장 문경에는 많은 명산이 있다. 이름난 산은 국민들에게 사랑받아 주말마다 사람들로 북적인다. 특히 조령산과 주흘산 사이 계곡의 마사토 흙이 고운 문경새재는 맨발걷기뿐 아니라 가족들이나 노약자도 나들이하기 좋은 곳으로 연간 수백만 명이 찾는다.

이러한 쟁쟁한(?) 곳과 함께 문경시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곳이 돈달산이다. 문경시 소재지인 점촌동에 아담하게 솟은 돈달산은 해발 273m에 불과하지만 산이 갖춰야 할 덕목은 모두 있다. 우선 3곳의 약수터는 웬만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이 산을 찾는 시민들의 목을 시원하게 축여준다. 특히 약수터는 시민들이 모임을 만들어 늘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주변 등산로까지 쓸어 단정하게 가꾸고 있다. 며칠 전 약수터에서 만난 사람은 “산은 얕아도 약수터 샘물은 수량이 제법 많다”며 신기하게 여겼다.

정상을 잇는 능선 길의 줄지어 선 소나무들은 등산로와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 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탁 트인 조망은 시가지 전경과 영신들의 풍요로운 모습을 볼 수 있게 한다. 조망이 좋은 덕분에 매년 1월1일이면 이곳에서 해맞이 행사가 펼쳐진다. 영신들 너머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고 소원을 빈 뒤 하산하면 무료로 떡국을 제공해 많은 시민들이 참석한다.

돈달산의 좋은 점은 산자락 어디서나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가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다. 등산로는 거의 숲속 길로 여름철에도 시원한 그늘 속에서 산을 오를 수 있다. 산행코스가 30분에서부터 1시간30분까지 다양한 것도 장점이다. 더 강한 체력훈련을 원하는 사람은 둘레길을 두 바퀴씩 돌곤 한다.

이곳의 등산로는 대부분 잘 손질돼 맨발로 오르거나 밤에 등산하는 시민도 있다. 겨울에 눈이 쌓여도 위험한 곳이 없어 사시사철 문경시민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봄에는 아카시아 향기가 반겨주고 가을에는 곳곳에 떨어진 밤을 줍는 재미도 선사한다. 웅장한 산세를 자랑하는 지리산이나 화려함의 극치인 설악산도 좋지만 문경시민들의 사랑은 돈달산이 으뜸이다. 매일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안심하고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제 가도 반겨주는 돈달산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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