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전설 세징야 ‘대구FC 새 역사 내가 쓴다’

  • 유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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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21   |  발행일 2019-05-21 제26면   |  수정 2019-05-21
작년 FA컵 MVP·득점왕 차지
팀 역사 첫 ACL 출전 이끌어
中·日 이적 제의에도 팀 잔류
98경기 만에 30-30 클럽 가입
3월 K리그 ‘이달의 선수’ 선정
내일 광저우전 16강 견인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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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의 세징야<사진>가 ‘살아있는 전설’이 되어가고 있다. 입단 이후 팀이 새 역사를 쓸 때마다 세징야가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세징야는 2016년 시즌에 대구 선수가 됐다. 당시 대구는 하부리그인 K리그챌린저(지금의 K리그2) 소속으로 전력상 상위리그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세징야의 활약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깼다. 세징야는 그 해 36경기 11득점 8도움을 기록했고, 마지막 경기에서 팀 승격을 결정짓는 골을 성공시켰다. 2017시즌 7득점 7도움으로 K리그1 적응을 마쳤다. 세징야는 그해 마지막 경기에서 K리그1 잔류를 확정짓는 주니오의 골을 도왔다.

세징야는 2018시즌을 최고의 한해로 만들었다. 세징야는 2018시즌 25경기에서 8득점 11도움을 기록해 아길라르(인천, 10도움), 이용(전북, 9도움)의 추격을 뿌리치고 도움왕을 차지했다. 대구 소속 선수로 도움왕을 차지한 것은 2004년 홍순학(6도움)에 이어 두번째다. FA컵에서 5득점 2도움을 기록하며 팀 우승을 이끌었고 대회 MVP와 득점왕을 모두 차지하는 활약을 펼쳤다. 대구는 FA컵 우승으로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했다.

시즌 종료 후 세징야는 K리그뿐만 아니라 슈퍼리그(중국), J리그(일본)의 여러 팀으로부터 이적 제의를 받았다. 그러나 조광래 대표이사의 설득을 받아들여 대구와 다시 계약했다. 조 대표는 세징야에게 새 축구전용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와 ACL 무대 등 새로운 도전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고 세징야는 이에 동의했다.

올 시즌 들어 대구는 말그대로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FA컵에서는 16강전에서 탈락했지만 K리그1, ACL, FA컵 리그를 병행했다. 선수층이 얇은 대구 입장에서는 시쳇말로 ‘죽을 맛’이지만 리그 4위, ACL조별리그 F조 2위라는 호성적을 올리고 있다. 그 중심에 물론 세징야가 있다. 올해 K리그1에서는 12라운드를 마친 현재 4골, 4도움으로 공격포인트 1위에 올라있다. 3월엔 K리그에서 처음 제정된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

특히 세징야는 19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1 12라운드 홈 경기에서 경기 시작 8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 골은 세징야의 K리그 30번째 골이 됐다. 이미 30도움을 쌓은 세징야는 이 골로 리그 98경기만에 30골-30도움을 이뤘다. 대구 역사상 최초다. 이뿐만 아니다. 이 기록의 1996년 포항 라데가 세운 147경기를 50경기 가까이 앞당긴 역대 최단기간 30-30이다. 지난달 23일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의 ACL 조별리그 경기 도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되는 등 잠시 공백이 있었지만 ACL 조별리그에서도 팀의 핵심 공격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K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자리매김한 세징야는 아시아 무대에서도 본인의 실력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대구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첫 번째 경기였던 멜버른 전에서 팀의 ACL 첫 골을 터트리는 등 ACL 4경기에서 1득점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세징야는 또 다른 새 역사를 쓰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대구는 22일 ACL 광저우 에버그란데와의 원정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팀 사상 최초 ACL 16강 진출이다.

세징야는 “이번 예선을 통과하면 또 하나의 새 역사가 나오는 것”이라며 “다른 어떤 것보다도, 많은 역사를 쓰면서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다른 곳으로 가거나, 축구를 그만두는 때가 오더라도 이름을 기억해주실 수 있도록 계속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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