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시장은 ‘외국인 놀이터’…공시건수 96% 차지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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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21   |  발행일 2019-05-21 제17면   |  수정 2019-05-21

공매도 주식을 대량보유한 투자자 대부분이 외국인 투자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시장은 그야말로 외국인 투자자의 ‘놀이터’인 셈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 공시’ 12만1천35건 중 외국인 투자자 공시가 11만6천973건으로 전체의 96.6%를 차지했다. 국내 투자자 공시는 4천62건으로 3.4%에 그쳤다.

영국계 금융회사 모간스탠리
전체 공시의 44.5% 비중 ‘1위’
메리츠종금증권은 0.8% 차지
국내 투자자 중에선 가장 높아
유가증권보다 코스닥서 활발


2016년 6월 말 ‘공매도 잔고 공시’ 제도가 도입돼 투자자나 그 대리인은 공매도잔고가 해당 종목 상장주식 총수의 0.5% 이상이 되면 의무적으로 이를 공시해야 한다. 물량 비중이 0.5%가 되지 않아도 공매도 금액이 10억원 넘으면 공시 대상이다.

지난해 해당 공시를 낸 투자자는 증권사·자산운용사 등 43곳의 기관 투자자(외국인 투자자 포함)와 1명의 개인 투자자가 있었다.

이 공시를 가장 많이 한 곳은 영국계 금융회사인 ‘모간스탠리 인터내셔널 피엘씨’로 전체의 44.5%인 5만3천855건에 달했다. 이어 ‘메릴린치인터내셔널’ 2만963건(17.3%), ‘크레디트 스위스 시큐리티즈 유럽 엘티디’ 2만403건(16.9%), ‘제이피모간 증권회사’ 8천412건(7.0%), ‘유비에스에이지’ 4천259건(3.5%),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 3천677건(3.0%) 등의 순이었다.

국내 투자자 중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이 935건으로 가장 많았으나 비중은 0.8%에 그쳤다.

그다음으로 NH투자증권 574건(0.5%), 안다자산운용 422건(0.3%), 이베스트투자증권 397건(0.3%), 삼성증권 338건(0.3%), 미래에셋대우 243건(0.2%), KB증권 192건(0.2%) 등이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이 4만1천793건(34.5%), 코스닥시장이 7만9천242건(65.5%)이었다. 이에 따라 코스피보다 코스닥시장에서 공매도 세력의 활동이 더 활발한 것으로 보인다.

종목별로 보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나 2위인 SK하이닉스는 해당 공시가 1건도 없었다. 현대차는 104건, 셀트리온은 1천92건이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기법으로, 국내에서는 증거금을 내고 주식을 빌려와 파는 차입 공매도만 허용되고 빌려온 주식 없이 일단 매도부터 하는 무차입 공매도는 불법이다.

국내 공매도 시장은 외국인 투자자의 놀이터로 전락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 공시에서도 이런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된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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