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로에서] 경북관광산업의 변화에 기대를 건다

  • 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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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15   |  발행일 2019-05-15 제30면   |  수정 2019-05-15
변화못했던 대구경북 관광
내·외국인 모두에 외면받아
트렌드, 스토리텔링, 친절 등
바꾸려는 노력이 이어지면
일자리와 경제도약도 기대
[동대구로에서] 경북관광산업의 변화에 기대를 건다
전 영 경북본사 1부장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천535만명이었다. 이 가운데 대구 경북을 찾은 사람은 대구가 56만명, 경북이 52만명으로 100만명을 겨우 넘겼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신한카드가 2018년 외국인이 국내에서 사용한 신용카드의 지출액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관광부문 카드지출액은 총 6조7천400억원이다. 17개 시·도별로 살펴보면 서울이 4조5천876억원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인천 6천219억원·경기 4천592억원·부산 3천695억원·제주 3천427억원의 순이다. 제주 다음으로 6위에 자리한 대구의 지출액은 667억원이고 9위의 경북은 356억원으로 대구의 절반정도다. 대구 경북을 모두 합쳐봐야 1천23억원이다.

의료부문 카드지출액은 총 5천206억원이다. 역시 서울이 4천270억원으로 절대적이며 경기 388억원, 부산 173억원, 인천 137억원, 대구 61억원 등의 순이다. 경북은 17개 시·도 가운데 13번째인 11억원에 불과하다.

숙박이나 교통 등에 따른 불편으로 외국인은 적다고 핑계를 댈 수 있지만, 내국인 관광도 별반 다르지 않다. 현재의 관광트렌드와는 동떨어져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 모임에서 들은 이야기는 새겨볼 만하다. 그녀는 “경북도의 축제를 보면 뭔가 잘못됐다”고 잘라말했다. 이유는 이어진다. “여성들에게 시댁은 어려운 이야깁니다. 그런데 종가나 유교·선비를 대표 축제라고 내세우면서, 그 곳에 여성들을 놀러 오라고 하는 게 말이 안됩니다. 가정경제권을 갖고 있는 여성들이 싫어한다면 그 축제가 잘 될리가 없습니다.”

물론 이 이야기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딱히 틀려보이지도 않는다.

우리는 지금까지 경주의 수십년된 고루한 수학여행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잘못된 점을 인정하고 나면 모든 일은 쉬워진다. 지금까지 관광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용기도 생긴다.

관광산업을 통해 저출생과 일자리창출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취임 이후 1년 가까운 시간동안 경북문화관광공사 설립이나 축제 품앗이 등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있다. 빈약한 우리 지역의 관광업체들을 키우기 위한 협약을 진행하거나 정부 공모사업을 통해 눈에 띄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앞으로를 밝게 한다.

단순히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아오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해외로 우리가 직접 나가서 그들을 설득하는 노력도 지금과는 다른 방식이다. 해외에 나가있는 우리 기업체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연수를 관광과 접목시킨다거나 한류열풍과 K-pop을 자연스럽게 관광프로그램화하는 것은 노력여하에 따라 관광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

이 도지사의 부지런함은 국회의원시절에도 이미 정평이 나 있었다. 민선 7기 도지사에 취임한 이후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의 부지런함은 여전하다. 관광현장을 발로 뛰어 다니면서 발전할 수 있는 것을 찾고, 해외에서의 성공적인 모델을 벤치마킹하는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그의 행보에서 관광이 쇠락해가는 경북을 다시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가 새록새록 생겨나고 있다.

이 같은 이 도지사의 관광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두의 도움이 필요하다. 공무원들은 관광객에게 외면받지 않는 더 나은 관광정책과 지원책을 생각하고, 관광사업자는 한 번 찾은 손님을 두 번, 세 번 찾아올 수 있도록 여행프로그램을 만들고, 숙박업소와 식당에서는 머리가 땅에 닿도록 허리를 굽힌다면 이철우 도지사가 꿈꾸는 경북이 훨씬 더 빨리 찾아 올 것이다.전 영 경북본사 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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