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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우즈베키스탄 그리고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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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15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4월 우즈베키스탄의 아리랑요양원을 방문한 여운이 지금도 아름답게 이어지고 있다. 옛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은 1937년 러시아 극동 연해주지역에 살던 우리 동포 17만여명을 아무 연고가 없는 중앙아시아 허허벌판으로 내쫓는다. 대부분 생계를 위해서, 또는 독립운동을 위해서 고향을 떠나 소련의 극동지역으로 옮겨 살던 고려인들이 대거 강제 이주당했다.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인 홍범도 장군도 중앙아시아로 쫓겨 가 카자흐스탄에서 돌아가셨다. 독립운동의 대표적 명문가인 구미 출신 왕산 허위 선생의 4남 중 두 아들도 고려인으로서의 삶을 살았고, 손자들은 지금 키르키스스탄에서 살고 있다. 이렇게 강제이주당한 우리 동포 고려인과 그 후손 50만명 가운데 가장 많은 20여 만명이 현재 우즈베키스탄에 살고 있다. 아리랑요양원은 바로 우즈베키스탄에 살고 있는 이들 고려인 1세대 가운데 생활이 특히 어려운 분들을 위해 우리 정부가 만든 시설이다.

필자는 정부기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사업본부장으로서 2009년 1월 우즈베키스탄으로 건너가 아리랑요양원 설립허가를 받고, 요양원을 건설하고, 초대 원장으로 일하다가 2년 뒤 귀국했다. 귀국 후에도 세 차례 방문했는데, 아리랑요양원은 재외동포사에 길이 남을 숭고한 사업이며 필자에겐 일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이 깃든 곳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아리랑요양원을 우리나라와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부인이 함께 방문한 일은 양국의 우호협력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도약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징표라고 생각한다.

당장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김정숙 여사의 방문 일정이 확정되자 요양원이 있는 마을 입구까지 5㎞를 아스팔트로 포장하고 화단을 만들었다. 요양원의 숙원이던 40인승 버스와 각종 가구 증정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김나영 아리랑요양원장은 “한 달 가까이 지났는데도 동네가 아직 축제 분위기이며, 요양원 어르신들은 큰손님들이 잘 챙겨주셔서 감격했다”고 전한다.

필자가 10년 전 아리랑요양원 건립허가를 받으려 할 때 서류 하나하나까지 까다롭게 문제 삼던 우즈베키스탄이 10년 만에 완전히 변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태도 변화는 2년여 전 취임한 미르지요예프 현 대통령의 정책 목표와도 닿아 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의 25년 철권통치를 마감하고 민주적 선거를 통해 선출되었다. 그는 개방화, 외국기업 유치, 외국인 투자 확대를 통한 경제성장을 강력하게 주창하고 있고, 최근 우즈베키스탄은 놀라운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수도 타슈켄트 도심 곳곳에는 빌딩이 새로 들어서고 자동차가 급증해 교통 체증까지 생기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적극적인 변화 과정에서 우리나라를 매우 중요한 파트너로 고려하고 있으며, 관심과 호의를 보여준 사례가 바로 아리랑요양원에 대한 전폭 지원이라고 본다.

우즈베키스탄은 현재 연 7%가 넘는 경제성장을 하고 있고, 앞으로 외국자본이 본격 투자되면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 우리 대구시와 대구의 경제인들도 우즈베키스탄과의 다양한 교류 협력에 나선다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헌태 (더불어민주당 대구 북구갑 지역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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