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강지원 통곡물자연식운동본부 상임대표

  • 김수영 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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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10   |  발행일 2019-05-10 제35면   |  수정 2019-05-10
“국민 건강지수 높이기… 통곡물밥을 주식으로 바꾸기 운동 전개해야”
20190510
통곡물자연식의 힘을 몸소 체험한 뒤 통곡물자연식 예찬론자가 된 강지원 통곡물자연식운동본부 상임대표가 식사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통곡물자연식운동본부 강지원 상임대표는 우리 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우리 몸은 수많은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내 몸의 세포는 하루에도 수천억개가 소멸되고 다시 태어납니다. 그 세포의 하나 하나는 바로 나의 소우주이고 나의 몸은 이런 소우주로 만들어진 대우주입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중요한 몸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그는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을 강조했다. “내가 먹는 음식이 내 몸을 결정하며 내 삶을 이끄는 원동력입니다. 사람에게 조화로운 바른 음식이 바로 통곡물 자연식입니다. 흰쌀밥, 흰밀가루는 먹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밥상을 통곡물자연식으로 바꾸면 혁명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지요.”


당질 많은 흰쌀밥·밀가루 일상과 단절
매끼 현미밥후 체중감소 놀라운 변화
곡물영양소 95% 이상 배아·겨에 함유
통곡물자연식 실천 사회리더 뜻모아

흰쌀밥·국수, 부드럽고 맛 좋아 선호
혈당 오르고 비만·당뇨·고혈압 노출
오래 씹어먹는 불편함 보다 이로움 커
혈액순환 촉진·기억력 향상 치매예방
신토불이 제철식재료 조리,영양 두배



강 상임대표는 이 말 끝에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그는 2013년 MBC 예능프로그램 ‘이경규가 간다’ 코너에 고정적으로 출연하는 등 방송계에서 맹활약을 했다. 특히 저녁시간대에 진행되는 방송에 많이 출연했는데 밥을 제대로 먹을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방송 전에 곰보빵이나 크루아상, 초콜릿바 같은 고칼로리의 식품을 먹고 방송을 했다.

이런 생활 속에서 8개월의 시간이 흐르고 방송을 그만 두었을 때 그는 깜짝 놀랐다. 우연히 체중계에 올라섰더니 몸무게가 무려 5㎏이나 불어있었다. 달라진 것이 별로 없는 생활이었는데 이렇게 몸무게가 급증한 이유를 찾다보니 결국 식사가 문제였다. 그 후 3개월 뒤 몸무게는 다행히 4㎏ 빠졌다. 단지 방송할 때 먹었던 고칼로리의 식품을 끊었을 뿐이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먹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이때부터 식생활과 관련된 서적을 탐독했고 다양한 건강서적도 접했다.

“먹거리 관련 책을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는 게 있더군요. 그래서 흰 밀가루를 끊고 흰쌀밥도 먹지 말자고 결심했습니다. 또 100% 현미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세 끼 모두를 현미밥으로 먹었다. 점심도 도시락을 싸다니며 현미식을 실천했다. 1년 정도 현미식을 한 결과는 놀라웠다. 몸무게가 무려 13㎏이나 빠졌다. 단지 식사만 바꿨을뿐인데 이런 체중 변화가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 말 끝에 그는 현미식을 일주일만 실천해도 변의 색깔이 황금색으로 바뀐다고 했다. 한 달 정도 이어가면 혈압과 혈당도 떨어진다고 조언했다. 이러하니 현미식 마니아, 통곡물 예찬론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나아가 통곡물자연식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통곡물자연식운동본부를 만들었다.

그는 음식에 대해 너무나 모르고 살아왔던 것이 억울해서 통곡물자연식운동본부를 만들었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아무것도 모른 채 흰밀가루로 만든 빵을 먹고 국수를 먹고 우동을 먹는 사람들이 안타까워서 자신과 같은 신체변화의 경험을 나누고자 운동본부를 발족하게 되었고, 그와 뜻을 같이하면서 평소 통곡물자연식을 실천하고 있는 사회리더들이 대거 동참했다. 오랫동안 자연식운동을 해온 민형기 청미래 유기농출장뷔페 대표가 통곡물자연식교육원장을 맡은 것은 물론 김두환 건국대 글로벌농업개발협력센터 소장, 이무하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명예교수가 모임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는 밥상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밥을 특히 강조했다. 바로 통곡물밥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통곡물은 먹을 수 없는 겉껍질 부분만을 도정하고 배아(눈)와 겨는 최대한 남긴 곡물을 말합니다. 배아와 겨 부분에 곡물의 생명 영양소가 95% 이상 함유되어 있고 나머지 부분은 흰쌀이나 흰 밀가루 같은 당질 덩어리에 불과하지요.”

밥맛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시중에서 도정된 곡류를 판매한다. 흔히 먹는 백미, 보리, 밀, 수수, 율무 등의 잡곡은 종류와 정도에 따라 통곡에서 10%에서 30% 이상을 깎아낸 것이다. 흰쌀밥을 먹기 위해 현미를 백미로 도정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영양소가 사라진다. 흰밀가루 역시 마찬가지다. 따라서 현미 대신 백미, 통밀 대신 흰밀가루를 먹는 것은 단백질과 지방은 물론 면역력을 높여주는 다양한 영양소를 일부러 제거하고 먹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으며, 알고 있다고 해도 밥을 짓기 힘들다, 맛이 떨어진다 등의 이유를 들어 피하고 있다.

흰쌀밥, 흰밀가루로 만든 국수 등은 부드러워서 많이 씹지 않아도 술술 잘 넘어간다. 하지만 탄수화물 덩어리여서 많이 먹게 되고 그래도 배가 고파 또 먹게 되면서 혈당이 널을 뛰게 만든다는 것이 강 상임대표의 지적이다. 그 결과 부지불식간에 비만, 당뇨, 고혈압 등이 오게 된다.

“통곡물을 기준으로 구분해 보면 쌀은 현미를, 보리는 통보리를, 밀은 통밀을 가리키지요. 조, 기장, 옥수수, 귀리 등과 모든 콩 종류는 그 자체가 통곡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통곡물밥은 흰쌀밥이나 밀가루처럼 부드럽지 않아 꼭꼭 씹어야 한다. 그러니 식사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씹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오래 먹는 것을 꺼린다. 하지만 강 상임대표는 이런 불편함이 또 다른 이로움이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100가지 이로움에 씹어야 하는 한가지 흠밖에 없는 것이 통곡물밥입니다. 단점으로 꼽는 씹기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결과적으로 흠이 되지 않습니다. 씹기는 뇌를 자극하고 전신의 혈액순환도 촉진합니다. 기억력 향상에 좋고 치매도 예방한다고 합니다. 이는 과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입니다.”

강 상임대표는 밥상을 전체식으로 차릴 것도 주문했다. 전체식은 식품을 인위적으로 다듬지 않고 최대한 있는 그대로 섭취하는 식사법을 의미한다. 식재료의 잎, 줄기, 뿌리, 껍질까지 전체를 통째로 먹는다. 일반적으로 껍질을 벗겨서 먹는 과일, 고구마, 감자 등도 껍질째로 먹으면 좋다. 동물성 식재료 중에 멸치, 실치, 새우 등 작은 종류의 생선도 전체식이라 할 수 있다.

“전체식은 모든 생명요소를 가장 온전히 섭취하는 자연식이라 할 수 있지요. 이 중에 통곡물밥은 온 생명이 담긴 자연식의 가장 중심이 되는 전체식입니다.”

강 상임대표는 신토불이의 제철 식재료로 식사를 할 것도 당부했다. 우리땅에서 제철에 생산되는 식재료로 조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땅에서 제철에 생산된 먹거리가 우리 몸과 조화를 잘 이루며 영양분과 생명력이 충만합니다. 물론 값도 저렴하지요.”

최근 친환경, 유기농, 자연산 식재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통곡물자연식도 이런 식재료로 요리를 하는 것이다. 통곡물자연식을 하다보면 자연히 우리 전통 밥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국전통밥상은 다양한 발효의 지혜와 음양 오행의 기운을 담아 차려내는 완벽한 생명살림 밥상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먹을 것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습니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가장 시급히 바꿔야 하는 것이 바로 주식입니다. 그런데 아직 이것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데 그 진가를 사람들이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통곡물밥을 주식으로 바꾸는 운동부터 전개해야 합니다. 전 국민의 건강지수를 당장 높일 수 있습니다.”

글=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사진=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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