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산화·성인병 예방 슈퍼푸드…제대로 씹어먹는 식사습관 ‘슬로라이프’ 참맛

  • 김수영 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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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10   |  발행일 2019-05-10 제34면   |  수정 2019-05-10
■ 통곡물자연식 인기
20190510
1년6개월째 통곡물밥을 먹은 뒤 살이 찌고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게 됐다는 달구벌신협 장하석 이사장이 강황, 현미, 흑미 등으로 지은 통곡물밥을 보여주고 있다. 장 이사장이 집에서 싸온 통곡물밥 (작은 사진).

통곡물 영양가
흑미, 일반쌀 5배 이상 무기염류 함유
율무, 신진 대사·다이어트·눈 건강


통곡물(whole grain foods)자연식이란 곡물을 지나치게 도정하지 않고 통째로 섭취하는 것은 물론 다른 음식도 가급적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섭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손쉽게 통곡물자연식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은 통곡물을 이용해 밥을 짓는 것이다. 곡물은 쌀, 보리, 밀 등의 곡류와 콩류를 가리킨다. 곡류에는 미곡(쌀), 맥류(보리, 밀, 호밀, 귀리 등), 잡곡(조, 옥수수, 기장, 메밀, 율무 등)이 있다. 콩류에는 서리태, 강낭콩, 팥, 녹두 등 다양한 품종이 포함된다.

통곡물이란 쌀의 경우 현미, 흑미, 홍미, 녹미, 현미찹쌀을 말한다. 보리는 통보리, 밀은 통밀로, 지나치게 도정하지 않은 곡물을 말한다.

도정을 많이 하면 곡물의 영양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급적 도정을 하지 않은 통곡물이 몸에 좋다는 것이다.

왕겨를 벗긴 쌀인 현미는 도정으로 인한 영양분의 손실이 적기 때문에 백미에 비하여 지방, 단백질, 비타민B1·B2 등이 풍부하다. 백미보다 부드러운 맛이 덜하고 밥짓기가 까다로워 그동안 널리 보급되지 않았으나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현미의 가치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검은쌀이라고도 하는 흑미는 항산화, 항암, 항궤양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안토시아닌이라는 수용성 색소가 있어 검은색을 띤다. 흑미에는 안토시아닌이 검은콩보다 4배 이상 들어 있으며, 비타민 B군을 비롯해 철, 아연, 셀레늄 등의 무기염류는 일반 쌀의 5배 이상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는 노화와 여러 질병을 일으키는 체내의 활성산소를 효과적으로 중화시킬 뿐만 아니라 심장질병, 뇌졸중, 성인병, 암 예방에도 좋다는 분석이다.

타임지에서 선정한 10대 슈퍼 푸드 중 하나가 바로 귀리다. 귀리는 다른 곡류에 비해 단백질, 라이신 등의 필수아미노산과 칼슘, 수용성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이다.

통보리는 최고의 자연 강장제로 알려져있다. 위장기능 활성화에 좋으며 이뇨의 효과도 있다. 몸을 보하고 오장을 튼튼히 해주는 식품이다. 보리의 식이섬유인 베타글루칸은 대장에서 담즙과 결합한 뒤 몸 밖으로 배설되면서 혈중 지질 수치를 낮추며 혈당 조절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은콩이라고도 하는 서리태는 노화 예방에 효과가 있다. 인체 내의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효과가 높으며, 색이 짙을수록 항산화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백질과 식물성 지방질이 매우 풍부하고, 신체의 각종 대사에 반드시 필요한 비타민 B군, 특히 B1·B2와 니아신 성분도 풍부하다.

팥에 많이 들어있는 사포닌은 이뇨작용을 하고, 피부와 모공의 오염물질을 없애주어 아토피 피부염과 기미 제거에 도움을 준다. 칼륨이 풍부해 부기를 빼주고 혈압 상승을 억제해 주는 효능이 있다는 분석이다.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율무는 약리작용이 강해 예로부터 약재나 차로 많이 사용되어온 영양 식품이다. 비타민 B1, B2, 철분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신진대사를 돕는 작용을 하며,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예방해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루테인이 풍부하여 눈 건강 유지에도 도움을 준다.

음식에 대한 시선 변화
밥·반찬 함께 씹지 않고 따로 섭취
천천히 먹으며 재료 고유의 맛 음미



통곡물자연식은 단순히 육체적 건강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음식에 대한 시선, 나아가 삶을 바라보는 자세에도 변화를 준다.

통곡물자연식 전도사가 된 달구벌신협 장하석 이사장은 이 같은 사실을 몸소 체험했다. “많은 사람들이 바쁜 생활 속에서 음식의 맛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채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통곡물밥은 급히 먹을 수가 없습니다. 제대로 씹지 않고 넘기면 소화가 잘 되지 않으니까요.”

천천히 먹다보면 자연스럽게 먹는 것에 집중하게 되고, 음식 먹는데 몰입하는 과정에서 음식의 새로운 맛을 발견하게 된다. 장 이사장은 밥이 이렇게 맛있는 줄 처음 알았다는 말과 함께 반찬의 맛도 제대로 느끼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통곡물밥을 먹을 때는 반찬을 함께 씹지 않고 따로 먹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반찬 고유의 맛을 알게 되고, 나아가 강한 맛의 반찬 보다는 가급적 원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린 자연의 맛에 가까운 반찬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밥을 천천히 먹는 것이 습관화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행동도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 장 이사장의 설명이다. 늘 쫓기는 듯한 삶에서 벗어나 슬로 라이프의 참맛을 알게 되었다.

“한의학에 ‘먹는 음식이 약만큼 중요하다’는 ‘식약동원(食藥同源)’이라는 말도 있지요. 음식으로 섭생을 잘하는 습관이 병이 들어 약으로 치료하는 것보다 낫다는 말을 통곡물밥을 먹으면서 실감하고 있습니다.”

통곡물자연식운동본부에서는 통곡물 쌀밥 십계명을 마련하고 이를 시민들이 실천하기를 권하고 있다.

통곡물밥 십계명

① 통곡물 쌀밥은 쌀눈, 쌀겨까지 도정한 백미가 아닌, 왕겨만 도정한 현미, 흑미, 녹미, 홍미, 현미찹쌀 등으로 짓는다.

② 통곡물 쌀은 가급적 도정 일자로부터 가까운 것을 구입한다.

③ 통곡물 쌀은 소량으로 자주 구입하고, 남은 것은 냉장 보관한다.

④ 통곡물 쌀은 사전에 물에 불린 후 밥을 짓는다.

⑤ 통곡물 쌀에 다른 곡물을 추가할 경우에도 콩류 등 통곡물을 혼합한다.

⑥ 통곡물 쌀밥 한 숟가락을 입에 넣으면 숟가락은 내려 놓는다.

⑦ 통곡물 쌀밥을 먹을 때 반찬을 함께 넣어 씹지 않는다.

⑧ 통곡물 밥알이 완전히 죽처럼 되고 침이 나올 때까지 오래오래 씹는다.

⑨ 통곡물 쌀밥을 씹을 때 입 안에서 좌우로 옮겨가며 씹는다.

⑩ 외식할 때는 통곡물 쌀밥만을 따로 싸서 휴대한다.

빵·과자를 먹고 싶다면
통밀 등 도정하지 않은 통곡물 확인
입에서 침 나올때까지 오래 씹어야


통곡물자연식을 할 경우 빵과 과자를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좋으나 먹고 싶다면 몇 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다.

빵과 과자를 고를 때 흰 밀가루가 아닌, 통밀이나 기타 호밀, 귀리, 현미 등 도정하지 않은 통곡물로 만든 빵과 과자를 고른다.

따라서 빵과 과자의 기본재료가 흰 밀가루인지, 도정하지 않은 통밀가루인지를 반드시 확인한다. 흰설탕을 비롯해 화학첨가물을 첨가하지 않거나 최대한 적게 첨가한 제품을 고른다. 가공기간이 오래된 재료를 사용한 제품은 고르지 않는다. 제품의 유효기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통곡물 빵과 과자 역시 먹을 때 입에서 침이 나올 때까지 오래 씹는다. 남은 것은 반드시 냉동실에 보관한다.

글=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 도움말=통곡물자연식운동본부, 통곡물자연식체험센터, 네이버 지식백과

2019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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