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부활절 연쇄폭발’…교회·호텔 등 8곳서 사망 200명 넘어

  • 입력 2019-04-22 00:00  |  수정 201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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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얼룩진 부활절// 부활절인 21일 스리랑카 보안 요원들이 교회의 폭발 잔해 속에서 담요로 덮인 시체 옆을 지나가고 있다. 이날 스리랑카 콜롬보와 네콤보의 교회와 호텔 등 8곳에서 연쇄 폭발이 일어나 외국인 35명을 포함해 최소 207명이 숨지고 40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연합뉴스

부활절인 21일 스리랑카의 교회와 호텔 8곳에서 연쇄적으로 폭발이 일어나 최소 207명이 숨지고 4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에 있는 가톨릭교회 한 곳과 외국인 이용객이 많은 주요 호텔 4곳 등 7곳에서 거의 동시에 폭발이 일어났다. 또 교외서도 폭발이 발생했으나 자세한 내용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폭발이 일어난 호텔은 총리 관저 인근의 시나몬 그랜드 호텔과 샹그릴라 호텔, 킹스베리 호텔로 모두 외국인 이용객이 많은 5성급 호텔이다. 이 중 시나몬 그랜드 호텔에선 식당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비슷한 시각 콜롬보 북쪽 네곰보의 가톨릭교회 한 곳과 동부 해안 바티칼로아의 기독교 교회 한 곳에서도 폭발이 발생했다. 현지 경찰 당국자는 네곰보의 가톨릭교회에서만 60명 이상이 숨졌다고 말했다. 바티칼로아의 기독교 교회에선 최소 25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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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여명 부상…2곳 테러 정황
예배중 교회·외국인 밀집호텔
'외국인 사망자 35명’ 보도 나와
현재까지는 교민 피해 없는 듯

"종교 갈등이 원인일 수도” 추측
배후자처 세력은 아직 안나타나
국방장관 “용의자 7명 붙잡아”


스리랑카 현지 TV 매체는 폭발로 천장이 파손된 네곰보 지역 성당에서 부상자들이 피 묻은 좌석 사이로 실려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성당은 페이스북에 “우리 교회에 폭탄 공격이 이뤄졌다. 가족이 여기 있다면 와서 도와달라"는 글을 올렸다.

이번 연쇄 폭발로 인한 사상자 중에는 외국인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상황이 확인되면 피해 규모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콜롬보 시내 종합병원 등 현지 의료기관은 수백명의 환자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으며, 치료 중 숨지는 사례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 사망자가 35명이라고 AFP통신에 말했다.

루완 구나세케라 경찰청 대변인은 “폭발이 일어난 교회에선 부활절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성당과 교회 중 두 곳에선 자살폭탄 공격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폭발 원인과 사용된 물질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배후를 자처한 단체도 아직은 없는 실정이다. AP통신은 스리랑카 국방부 장관을 인용해 용의자 7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스리랑카 대통령인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는 연설을 통해 이번 사건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당황하지 말고 진정을 되찾을 것을 호소했다.

총리인 라닐 위크레메싱게는 트위터에 “우리 국민에 대한 비열한 공격을 강하게 규탄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하르샤 데 실바 경제개혁·공공분배 장관은 “수분 만에 비상회의가 소집됐고,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라면서 폭발이 일어난 호텔 두 곳에 직접 가 본 결과 “온통 신체 부위가 흩뿌려져 있었다. 외국인을 포함한 사상자가 다수 있었다"고 전했다.

스리랑카는 인구의 74.9%를 차지한 싱할라족과 타밀족(11.2%), 스리랑카 무어인(9.3%) 등이 섞여 사는 다민족 국가다.

주민 대다수(70.2%)는 불교를 믿으며 힌두교도와 무슬림이 각 12.6%와 9.7%다.

민족·종교 갈등이 심각했던 스리랑카에선 2009년 내전이 26년 만에 종식됐을 때까지 1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스리랑카의 가톨릭 신자는 인구의 6% 남짓에 불과하지만 싱할라족과 타밀족이 섞여 있어 민족갈등을 중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까닭에 현지에선 민족갈등보다는 종교적 이유로 발생한 테러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발생 시점이 가톨릭 기념일인 부활절 예배 시간에 맞춰진 것도 이런 해석에 무게를 싣는다.

한편, 스리랑카 주재 한국대사관은 지금까지 교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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