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생명 옹호해온 작가들의 문학세계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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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20   |  발행일 2019-04-20 제16면   |  수정 2019-04-20
대지의 상상력
삶·생명 옹호해온 작가들의 문학세계
김종철 지음/ 녹색평론사/ 376쪽/ 2만원

한국 사회의 가장 급진적·선구적인 인문잡지로 평가받는 ‘녹색평론’의 발행인 겸 편집인 김종철이 20년 만에 내놓은 문학평론집이다. 그는 ‘부르주아적 문화체제의 지배 밑에서 형성된 사고습관이나 편견’을 떨치고 특유의 집요함으로 윌리엄 블레이크, 찰스 디킨스, 매슈 아놀드, F.R.리비스, 프란츠 파농, 리처드 라이트, 이시무레 미치코 등 18세기부터 21세기를 관통하면서 세계의 대문호 및 비평가들을 엘리트주의와 산업문명에 맞서서 ‘삶-생명’을 옹호해온 작가·사상가·예언자라는 관점으로 예민하게 포착하고 있다.

사회적 격차와 권력 독과점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교육의 실패는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으며,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인간다운 덕성과 자질을 뿌리로부터 부정하는 물신주의의 일방적인 위세 속에서 걷잡을 수 없이 망가지는 인간관계, 그에 따른 인간성의 황폐화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 이런 ‘근대의 어둠’이 짙게 깔린 오늘날, 저자는 문학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하나의 답을 내어놓고 있는 듯하다.

저자는 “블레이크 등의 문학을 읽고 생각함으로써 나는 이른바 압축적인 산업화로 인해 온갖 인간적인 비극과 재난을 겪고 있는 한국사회의 문제를 인류사회 전체가 공통적으로 경험해온 곤경의 일부로 보는 사고습관에 다소간 익숙해질 수 있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와 같은 사고습관이 길러지지 않았더라면 내가 ‘녹색평론’ 발간작업에 열중하는 일도 없었을 것임은 거의 틀림없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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