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200자 읽기] 미술관에 가면 머리가 하얘지는 사람들을 위한 동시대 미술 안내서

  •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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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20   |  발행일 2019-04-20 제16면   |  수정 2019-04-20
[신간 200자 읽기] 미술관에 가면 머리가 하얘지는 사람들을 위한 동시대 미술 안내서

●미술관에 가면 머리가 하얘지는 사람들을 위한 동시대 미술 안내서

그레이슨 페리 지음/ 정지인 옮김/ 원더박스/ 189쪽/ 1만4천원

동시대 미술이란 말 그대로 지금 시대의 미술을 뜻한다. 미술사에서 보면 1978년 이후의 미술을 뜻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동시대 미술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현대미술’로 뭉뚱그려 이야기하곤 한다. 하지만 동시대 미술은 어렵다.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이 책은 동시대 미술의 세계가 작동하는 원리를 특유의 블랙 유머를 섞어 가며 속속들이 파헤친다. 또 예술가의 내밀한 속마음을 본인의 체험을 바탕으로 진솔하게 들려주기도 한다.



●산소 도둑의 일기

익명인 지음/ 박소현 옮김/ 민음사/ 281쪽/ 1만2천800원

여성 혐오자의 민낯을 낱낱이 고발하는 책이다. 아일랜드 시골 촌뜨기 광고업계 디렉터는 자칭 ‘여성 혐오자’다. 그는 자신이 이렇게 된 이유를 장황하게 말하고 있지만 그는 스스로 열등감에 사로잡혀 진심을 열어 보인 상대들을 모조리 정신적으로 학대한다. 여성혐오자임에도 다수의 여성과 문란한 관계를 맺는데, 어느 날 그는 미국의 거대 기업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여성 사진작가 야술링과 운명적으로 만난다. 여성혐오자의 내면을 여과 없이 표현한 소설책이다.

●당신은 왜 인간입니까

송은주 지음/ 웨일북/ 348쪽/ 1만5천원

인간으로 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두려움에 미래를 등진 사람들에게 던지는 인문학 책이다. 인간은 실재하는 공간과 가상의 공간, 두 개의 환경 속에 살고 있다. 가족과 식탁에서 밥을 먹는 와중에도 손에서 휴대전화를 놓지 못하는 아이는 식탁이라는 현실 공간과 친구들과 소통하는 온라인상의 공간 두 곳에 동시에 존재한다. 저자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포스트휴먼을 둘러싼 논쟁 속에서 더 근원적인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인간적으로 사는 삶이 아닌 인간으로 사는 삶 그 자체에 대한 고민이다.



●북유럽인 이야기

로버트 퍼거슨 지음/ 정미나 옮김/ 현암사/ 564쪽/ 1만9천500원

평화롭고 부유한 겉모습 뒤 진짜 북유럽인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이 책은 영국에서 태어나 40년 가까이 노르웨이에서 살고 있는 저자가 개인적 경험, 문학, 문화 분석에 더해 역사적 일화까지 한데 버무린 인문학 기행이다. 밝은 모습 뒤편의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 나서지만 결코 비판적이지 않다.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를 중심으로 스칸디나비아의 정치, 사회, 문화를 넘나드는 풍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다른 신을 믿던 북유럽 국가의 기독교 개종부터 제2차 세계대전이 각국에 남긴 영향, 에드바르 뭉크와 같은 유명 예술가와 영화배우 그레타 가르보의 일화 등을 볼 수 있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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