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기운 꼬박 10년 걸려 그림에 담았다”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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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17 08:11  |  수정 2019-04-17 08:11  |  발행일 2019-04-17 제23면
올해 가장 주목받는 조선족화가 권오송
하얼빈 관련 3가지 주제만 역사화 그려
복장 등 학자에게 자문·러시아 방문도
“안중근 의사 기운 꼬박 10년 걸려 그림에 담았다”
권오송 작
“안중근 의사 기운 꼬박 10년 걸려 그림에 담았다”

권오송 작가<사진>는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올해 가장 주목받는 조선족 화가다. 그가 그린 그림 때문이다. 수묵으로 추상 작업을 하는 그는 딱 3가지 주제로만 역사화를 그린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마루타 생체실험을 벌인 일본 세균전 부대인 731부대와 하얼빈에서 창궐했던 페스트를 박멸시킨 의사 우롄더, 그리고 우리나라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다. 모두 하얼빈과 관련이 있다. 하얼빈에 살고 있는 작가의 중국명은 취안우쑹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운동이 조명을 받으면서 우리나라의 미술관이 그를 초대했다. 지난해 경기도미술관에서 그가 그린 300호 크기의 대작인 ‘안중근 이토 히로부미를 격살하다’를 전시했다. 작가의 안중근 의사 그림은 현재 경기도립박물관으로 옮겨 전시 중이다. 또 지난해 제주도립미술관의 4·3 70주년 기념 미술전에 731부대를 소재한 한 그림을 출품했다. 서울 예술의 전당에도 초대를 받았다. 중국 헤이룽장성대 예술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정년퇴직한 작가는 현재 한국의 추계예술대에서 박사과정 지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작가는 “안중근 의사를 다룬 책을 읽었는데 너무 훌륭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리게 됐다”고 밝혔다. 20년 전 수묵으로 그린 안중근 의사의 그림은 지금도 하얼빈역에 전시되고 있다. 한국에서 전시한 300호 크기의 안중근 의사의 그림은 수묵이 아닌 유화로 그렸다. 작가는 “유화로 그리는 데 꼬박 10년이 걸렸다. 러시아도 가보고 학자들에게도 자문했다. 복장이나, 색깔, 모양은 물론 당시의 환경까지 담았다”며 “인물들의 표정이 보이게끔 그렸다. 안중근 의사의 기운을 표현하는 데 온 신경을 쏟았다”고 말했다.

할아버지 고향이 안동인 작가는 대구에서 활동하는 김진혁 작가와 인연이 깊어 대구에서 전시를 갖기도 했다. 한국 작가들의 중국 진출 교두보 역할도 하고 있다. 작가는 중국 국무원의 종신연금 화가로 수묵화로는 정상급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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