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사라졌다” 전세계가 오열·탄식·충격…

  • 입력 2019-04-17 00:00  |  수정 2019-04-17
佛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첨탑 개보수 작업하다 불난 듯”
‘아베마리아’합창하며 기도
고난주간에 발생해 더 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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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시민들이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현장 인근에서 소방대원들의 화재 진압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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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시민들이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화재가 나자 무릎을 꿇고 빨리 진압되기를 기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건물 사이로 뾰족하게 솟은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96m 첨탑이 붉은 불길과 거대한 연기에 휩싸인 채 힘없이 무너지자 여기저기 외마디 비명이 터져나왔다. 수백 년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파리의 상징이자 인류의 유산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쓰러진 순간이었다.

15일(이하 현지시각) 시뻘건 화마가 노트르담 대성당을 집어삼키는 모습을 속절없이 바라보던 파리지앵과 관광객들은 발을 동동 구르면서 눈물과 탄식을 쏟아냈다.

화염에 휩싸인 노트르담 대성당 주변의 다리에 진을 친 인파는 이날 오후 7시50분께 대성당 첨탑의 끝부분이 불길 속으로 떨어지는 장면이 눈 앞에 펼쳐지자 ‘오, 신이시여’라는 비명을 터뜨렸다.

곧이어 첨탑의 나머지 부분이 붕괴하자 현장은 깊은 한숨으로 뒤덮였다.

파리에 거주하는 티보 비네트뤼는 CNN에 “첨탑이 무너진 순간 사람들이 ‘오!’ 나 ‘아!’같은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그냥 너무 놀라 말을 잃었다"고 전했다. 그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아주 오랫동안 거기 있었는데 순식간에 절반이 사라졌다"며 노트르담 없는 파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충격을 표시했다.

믿기지 않는 광경을 고스란히 지켜본 30대의 파리 시민 필리페는 AFP통신에 “파리가 훼손됐다. 파리는 이제 결코 전과 똑같지 않을 것"이라며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기도할 때"라고 말했다.

제롬 포트리씨(37)는 “이제 끝났다"며 “우리는 다시는 노트르담을 볼 수 없을 것"이라며 머리를 감싸 쥐었다.

화재 소식을 듣고 황급히 자전거를 타고 화재 현장 주변으로 달려온 브누아씨(42)는 “믿을 수가 없다. 우리의 역사가 연기 속에 사라졌다"며 허망한 표정을 지었다.

피에르 기욤 보네트(45)라는 시민은 뉴욕타임스에 “가족 중 누군가를 잃은 것 같다"며 “내겐 노트르담 대성당에 너무 많은 추억이 담겨 있다"고 침통해 했다.

프랑스 경찰은 불길이 크게 번지자 시테 섬을 비롯한 센강의 섬 2곳에서 보행자들을 대피시키려 하고 있으나, 비극적인 현장을 지켜보려는 인파들이 계속해서 몰려들며 주변 정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이번 비극이 가톨릭 성주간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침통함을 더하고 있다. 성주간은 부활절 직전 일주일 예수의 고난과 죽음을 기리는 기간이다.

센강 주변을 따라 줄지어 모인 수백, 수천 명의 파리지앵과 관광객들은 눈물과 기도 속에 신성한 대성당의 소실을 안타깝게 지켜봤다. 사람들이 낮은 목소리로 ‘아베 마리아’를 합창하며 대성당의 불길이 잦아들기를 기원하는 한 트위터 영상은 700만회 이상 조회되며 보는 이들에게 울림을 줬다. 어떤 이들은 고개를 떨구고, 어떤 이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노트르담 대성당을 위해 기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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