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속도 20㎞ 빨라도 불과 3분 먼저 도착

  • 정우태 수습,이현덕
  • |
  • 입력 2019-04-17 07:19  |  수정 2019-04-17 08:34  |  발행일 2019-04-17 제2면
달구벌대로 도심 제한속도 하향 주행 실험 탑승기
20190417
16일 대구 도심을 동서(東西)로 관통하는 달구벌대로의 적정 최고속도를 파악하기 위해 승용차 주행실험에 참여한 수성구모범운전자회 택시가 수성구 연호네거리를 출발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16일 오전 10시 대구 수성구 대구도시철도 2호선 연호역 1번 출구 앞. 주차된 여러 대의 경찰차 앞으로 택시 4대가 줄지어 서 있었다. 택시 뒷 유리창에는 ‘제한속도 주행차량’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대구지방경찰청이 17일 공포되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따라 달구벌대로 제한속도 하향 조정을 위한 주행 실험 준비를 하고 있는 것. 실험에 참가한 택시 기사들은 경찰과 동선을 점검한 후 각자 정해진 차량에 탑승했다.

연호역서 반월당까지 약 10.4㎞
차량 시속 50·60·70㎞ 동시 출발
소요시간과 과속·정체구간 분석

50㎞시 60㎞보다 20초 늦게 도착
70㎞ 주행 60㎞보다 2분47초 빨라



당초 제한속도 60㎞/h와 70㎞/h로 나눠 각각 택시 2대를 주행시킬 예정이었으나 현장에서 1대는 50㎞/h 이하로 주행시키기로 결정했다. 취재진이 60㎞/h 차량에 동승했다. 함께 탄 한창호 경위는 GPS 기기에 좌표를 설정하고 스톱워치를 맞췄다. 한 경위는 “연호역에서 반월당까지 약 10.4㎞의 구간을 주행하고 소요되는 시간을 측정·비교하는 형식으로 실험을 진행한다”며 “만촌네거리까지는 차량 소통이 원활한 반면 범어동부터 반월당까지는 통행량이 많아 혼잡하다. 이 때문에 과속 구간과 정체 구간을 함께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전 10시10분 출발을 알리는 무전과 함께 택시 4대가 동시에 주행을 시작했다. 2차로를 따라 60㎞/h 이하의 속도로 달렸다. 만촌네거리 부근까지는 빨간 신호등에 걸리는 일이 없었다. 3차로를 달리던 70㎞/h 실험 차량을 잠시 앞지르기도 했다. 2차로보다 3차로에 차량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성구청에서 범어네거리까지 신호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제한속도 60㎞/h 차량이 반월당 네거리에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은 18분42초였다. 시속 70㎞로 운행한 차량은 15분55초로 약 2분47초 빨랐다. 50㎞/h인 차량은 19분2초로 늦긴 했지만 60㎞/h 차량과 20초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50㎞/h와 70㎞/h 차량을 비교해 봤을 때도 그 차이는 3분7초에 불과했다. 실험에 참가한 이상훈 수성구모범운전자연합회장은 “속도를 낮추는 게 영업에 다소 손해일 수 있지만 승객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실험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도착하는 시간은 얼마 차이 나지 않는다. 사고를 줄일 수 있다면 운전자 모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했다.

경찰은 대구 도심을 관통하는 달구벌대로의 제한속도를 50㎞/h로 설정하는 데 신중한 입장이다. 여환수 대구지방경찰청 교통계장은 “달구벌대로는 대구의 동맥과 같은 도로”라며 “주요 간선도로는 지방청장이 예외적으로 60㎞/h를 제한속도로 설정할 수 있다.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2021년 4월 전까지 여러 차례 실험하고 연구용역 결과도 분석해 도심부 도로의 속도를 단계적으로 낮추겠다”고 말했다.

정우태 수습기자 wtae@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이현덕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