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식물 ‘깽깽이풀’ 대구 앞산서 봄인사

  • 박태칠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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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10   |  발행일 2019-04-10 제14면   |  수정 2019-04-10
등산객 드문 곳서 군락 이뤄
전세계 2종 中 1종 한국자생
관상용·약재용 무단 채취로
산림청서‘위기종’으로 분류
희귀식물 ‘깽깽이풀’ 대구 앞산서 봄인사
대구 앞산에선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인 깽깽이풀이 봄을 맞아 곱게 꽃을 피우고 있다.

대구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인 앞산에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인 깽깽이풀이 봄을 맞아 아름답게 꽃을 피웠다. 기자가 2013년에 지인으로부터 제보받아 발견했던 깽깽이풀이 6년이란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훼손되지 않고 그 보금자리에 자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점심시간에 찾았을 때 깽깽이풀은 따뜻한 햇살속에서 연보랏빛 꽃을 피우며 군데군데 군락을 이루며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깽깽이풀은 매자나무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세계에서 딱 2종만 자라는데 우리나라에 그 1종이 자생한다. 학명은 ‘Jefferonia dubia’로 미국 독립선언문을 기초한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을 기념하기 위해 지어졌다고 한다.

환경부에서는 1998년부터 멸종위기 식물 2급으로 지정 보호하다가 2012년 5월31일에 지정을 해제했다. 일반식물로 분류했으나 산림청에서는 여전히 희귀식물로 지정, 위기종으로 분류 보존하고 있다. 꽃이 너무 아름다워 사람들이 관상용으로 쓰거나 그 뿌리를 한약재로 쓰기 위해 무단 채취하거나 무분별하게 훼손해 점차 그 자생지를 잃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백두대간 수목원은 4월의 대표식물로 미선나무·깽깽이풀·동의나물·분꽃나무·가침박달나무를 선정해 국민들에게 그 소중함을 홍보하고 있다.

깽깽이풀은 황련(黃蓮)이라고도 불리는데 뿌리가 노랗다고 해 붙은 이름이다. 연(蓮)이라는 말이 들어간 것은 꽃잎이 연꽃과 비슷하다 하여 붙인 이름으로 보인다. 북한에서는 산에서 피는 연꽃이라 하여 산련풀이라고도 한다.

깽깽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깽깽이풀 씨앗의 밀선(꿀샘)을 먹기 위해 개미들이 이리저리 옮겨 놓은 곳에서 자란 풀들이 마치 깨금발을 디딘 것처럼 듬성듬성 자라고 있어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기자가 본 앞산의 깽깽이풀들도 듬성듬성 흩어져서 자라고 있었다.

대구에선 화원읍의 본리지 인근에 깽깽이풀 자생지가 유명해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그러나 앞산의 자생지는 둘레길에서 멀지 않은 곳이지만 아직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은 탓인지 조용하게 자라고 있어 다행스럽기도 하다. 깽깽이풀의 꽃말은 ‘안심하세요’이다. 이웃과 단절하고 불안하게 살아가는 인간들을 위한 외침소리 같다.

마침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는 ‘안녕 리액션’을 전국 봉사자들의 행동 프로젝트로 선정해 안심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산지에서 자생하는 희귀식물인 깽깽이풀을 자원봉사자들의 심벌로 정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며 깽깽이풀에게 안녕을 고하고 산을 내려왔다.

글·사진=박태칠 시민기자 palgongsan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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