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환자는 지압 피하고 딱딱한 침대나 바닥서 자야

  • 홍석천
  • |
  • 입력 2019-04-02 07:55  |  수정 2019-04-02 07:55  |  발행일 2019-04-02 제21면
■ 한방에 대한 진실 혹은 오해
20190402

‘한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 ‘녹용을 먹으면 머리가 나빠진다’와 같은 말을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흔히 알고 있는 이러한 내용들은 한방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거나 잘못된 상식인 것이 적지 않다. 대한한의사협회와 함께 흔히 잘못 알려져 있는 한방건강상식에 대해 알아보자.

치료한다고 허리 밟으면 뼈에 큰부담
푹신한 침대는 척추곡선 휘게 만들어
코골이 심하면 목디스크 발병가능성


◆‘코골이와 목 디스크는 관계가 없다’

목의 곡선과 코골이와는 상관관계가 있다. 코를 고는 것 자체가 잠잘 때 목이 일자화돼 기도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생기는 것이다. 일자목은 목 디스크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이므로 코골이가 심할수록 목 디스크가 발병할 가능성도 높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의 정상적인 목뼈는 앞쪽으로 구부러져 있는 C자형 커브를 이루고 있는데, 목이 일자화되면 목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에 압박을 가하게 돼 목 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고, 경추의 신경과 혈관을 압박하여 만병의 근원이 된다. 또한 목뼈의 변형은 척추의 변형에도 영향을 미친다.

◆‘요통환자에게는 딱딱한 침대나 바닥보다 푹신한 침대가 좋다’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 요통 환자에게 푹신한 침대보다는 딱딱한 침대나 바닥이 더 좋다. 너무 푹신한 침대는 척추의 곡선을 더 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를 깔지 않고 너무 딱딱한 곳에서만 잠을 잘 경우 특정 부위가 과도하게 눌리면서 허리 주변의 근육이 긴장돼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또 둔부와 어깨가 바닥에 눌리고 그로 인해 척추 부위에 무리를 주어 나아가서는 디스크의 한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요통 환자에게 가장 좋은 잠자리는 2㎝ 높이가량의 몸의 형태를 잡아줄 수 있는 매트리스나 솜이 고른 요를 돌침대같이 딱딱한 침대나 맨바닥 위에 깔고, 낮고 작은 베개를 베고 자는 것이다.

◆‘디스크 질환으로 허리가 자주 아픈 사람은 가끔씩 지압으로 시원하게 풀어주는 것이 좋다’

요통환자는 지압은 피하는 것이 좋다. 지압을 할 때 허리를 발로 밟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강한 힘으로 허리를 압박하게 되면 일시적으로는 시원하거나 통증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허리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한방 추나 치료에서도 비뚤어진 뼈를 제자리에 맞추기 위해 특정부위를 압박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발로 밟을 정도로 강한 힘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지나친 압박은 척추에 손상을 입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료인이 아닌 무자격자는 압박 정도를 판단할 수 없으므로 위험하다.

◆‘턱이 아플 때는 입을 가능한 적게 벌려야 한다’

그렇지 않다. 턱이 아플 때 입을 벌리는 운동을 하는 것은 턱관절 장애를 비롯한 관절 질환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발목 관절이 삐었으나 급성기가 지나 회복기에는 통증이 약간 남아 있더라도 발목과 주변 근육 기능의 회복을 위해 조금씩 걷는 운동이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턱관절 장애가 있을 때 입을 벌리지 않고 두는 것은 통증을 막는 데는 일차적인 방편이 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하는 관절의 가동성을 낮추기 때문에 굳어진 관절을 나중에 움직이는 데에는 더 큰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되도록 입을 벌리는 운동을 하는 것이 턱관절 장애를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보약은 봄, 가을에만 먹는다’

흔히 보약은 봄, 가을에만 먹고 여름, 겨울에는 먹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다만 계절에 따라 쓰이는 보약이 다를 뿐이다. 예컨대 봄에는 생리기능 중 기화(기의 운동과정 중에 발생하는 변화)작용과 비위의 기능을 돕는 약물 위주로 처방한다. 여름에는 심장 주변에서 몸의 말단으로 혈액을 운반하는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정맥순환이 잘 되지 않아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이에 맞춰 보약을 처방한다. 가을에는 몸 안에서 생긴 호르몬과 생물학적 활성 물질을 직접 몸 속이나 피 속으로 보내는 내분비기능을 보강하는 약을 주로 사용하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기 때문에 호흡기 건강을 지켜주고 피부 과민을 방지하는 약을 처방한다. 겨울에는 각종 음액(陰液, 진액·혈액·호르몬 등)과 신장의 기운을 도와주는 처방을 한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도움말=대한한의사협회

기자 이미지

홍석천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