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진 원장의 건강백세] 아침 식전혈당의 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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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02 07:53  |  수정 2019-04-02 07:53  |  발행일 2019-04-02 제21면
[최강진 원장의 건강백세] 아침 식전혈당의 이변

변덕이 심하기로는 요즘 같은 봄날의 날씨를 빼놓을 수 없다. 바람 한 점 없이 해맑다가도 비바람이 몰아치고 다시 햇볕이 쨍쨍 내리쬐기도 한다. 봄 날씨 못지않게 변화무쌍한 것이 바로 오락가락 출렁이는 혈당 수치다. 하루에도 수십 번 시시때때로 들쑥날쑥 종잡을 수 없고 예상을 빗나가기 일쑤여서 당뇨환자들은 늘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혈당은 식후에 고점을 찍고 그 후 차츰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그런데 저녁식사 후 취침 전보다 다음날 아침 공복수치가 더 높을 때가 있다. 이변(異變)이 아닐 수 없다. 음식섭취도 없이 시간이 꽤나 흘렀기 때문이다. 건강의 적신호는 아닌지 놀란 나머지 무턱대고 약제 투여량을 늘릴 생각부터 하게 된다. 자칫하면 혹 떼려다 혹 붙이는 꼴이 될 수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병도 알아야 고칠 수 있다. 해답은 ‘새벽현상’과 ‘소모기현상’에 있다.

새벽현상이란 새벽에 혈당수치가 높아지는 현상이다. 밤새 음식섭취가 없더라도 뇌세포의 기능유지를 위해 포도당의 합성·분비는 일정하게 계속된다. 이것이 지나치면 고혈당이 찾아온다. 포도당 생성·분비의 증가 이유는 인슐린 분비 부족, 인슐린 저항성 및 포도당의 원료인 여러 영양분의 과다 등이다. 또 다른 원인은 성장호르몬, 코티졸, 카테콜아민류 등과 같은 호르몬 분비가 새벽에 절정을 이루는 것이다. 이러한 호르몬의 과다분비는 포도당 방출의 폭증 즉 고혈당으로 직결된다. 소모기현상은 새벽 저혈당 후 아침 고혈당이 뒤따르는 현상이다. 혈당강하제나 인슐린의 과도한 투여, 저녁식사를 거르거나 무리한 저녁운동 등이 새벽녘 저혈당을 초래한다. 저혈당에 맞서기 위해 체내에서는 혈당을 올리는 시스템이 가동된다. 즉 글루카곤, 에피네프린, 부신피질호르몬, 성장호르몬 등이 역조절의 반격에 나섬으로써 고혈당이라는 직격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두 현상의 감별법은 오전 3시경 혈당측정이다. 측정결과 새벽현상의 경우는 혈당이 정상이거나 높지만, 소모기현상의 경우는 저혈당을 보인다. 특히 소모기현상의 경우 저혈당 때문에 취침 중 식은땀·악몽·가위눌림과 잠깬 후 피곤감·두통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두 현상을 감별하는 실익(實益)은 ‘정반대의 치료’에 있다. 즉 새벽현상은 인슐린 부족으로 포도당 생성의 과다함이 원인이므로 약제를 증량하거나 새벽시간대에 약효가 발휘되도록 약제를 조절하면 된다. 반면 소모기현상은 취침 중 저혈당이 원인이므로 오히려 약제투여량을 줄이거나 취침 전에 가벼운 간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결국 식사, 운동, 약물 등의 팽팽한 균형과 조화가 혈당의 이변을 예방하고, 나아가 좌충우돌하는 혈당을 단단히 붙잡아주는 버팀목이 될 것이다. <수성의료재단·영남요양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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