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 고리에 숨어있던 "이상한" 위성들 실체 드러나

  • 입력 2019-03-29 00:00  |  수정 2019-03-29
카시니호 근접 관측자료 분석…고리서 먼지·얼음 물질 받아

토성은 지구의 달과 같은 위성이 60여개에 달하며, 토성 특유의 고리 안과 바로 바깥에도 지름이 100㎞가 채 안 되는 특이한 위성들이 있다.


 토성의 고리 속에 감춰져 있던 이 이상한 위성들의 비밀이 토성 탐사선 카시니의 근접비행 관측을 통해 벗겨졌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행성 과학자 보니 버래티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카시니호가 2016년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6차례에 걸쳐 근접비행을 하며 관측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실었다.
 토성과 가장 가까이 있는 지름 27㎞의 위성 판과 다프니스, 아틀라스, 판도라 그리고 토성 고리에 인접해 있는 지름 115㎞의 에피메테우스 등 5개 위성이 대상이 됐다.


 총 35명이 공동저자로 참여한 연구팀에 따르면 이 위성들의 표면은 토성의 고리에서 나온 먼지와 얼음 입자로 덮여있다.


 가장 안쪽에 있는 판과 다프니스는 고리에서 나온 물질만 갖고 있지만 아틀라스와 판도라, 에피메테우스 등 바깥쪽 위성에서는 토성의 가장 큰 위성인 엔켈라두스에서 뿜어낸 얼음 입자도 함께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위성 표면은 작은 구멍이 많은 다공성 구조로 돼 있어, 고리의 먼지와 얼음 입자들이 큰 천체에서 떨어져 나온 잔해로 추정되는 핵에 달라붙으면서 여러 단계에걸쳐 형성됐음을 드러냈다.


  판이나 아틀라스는 공(球) 모양이 아니라 라비올리나 U.F.O.처럼 중간이 볼록하고 적도 주변으로 물질이 붙어있는 형태를 하고 있는데, 이는 지형 이동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고리의 입자들이 달라붙어 형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카시니호의 가시광 및 적외선 분광기(VIMS)로 관측한 위성의 색깔은 토성에 가까운 위성은 토성의 고리와 비슷한 붉은색을 띠었으며, 고리 밖 위성은 엔켈라두스가 내뿜는 얼음 색깔과 같은 청색이 짙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토성 고리 안과 바로 바깥의 작은 위성들이 토성 고리를 형성하게 된 충돌에서 형성되기 시작했을 것이라는 이전 연구결과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토성의 고리가 언제 어떻게 생성됐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토성의 위성 중 하나가다른 위성과 충돌하면서 얼음 물질을 토성 주변 궤도로 뿌려놓으면서 만들어졌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토성 고리 안쪽의 작은 위성들도 이때 충돌에서 떨어져 나온 큰 조각들이 나중에 고리의 물질을 끌어당겨 덩치를 키웠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카시니호는 2017년 9월 연료가 떨어져 토성과 고리 사이의 틈으로 하강하면서 근접탐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고리 안쪽과 토성 대기권 관측 자료를 지구로 보낸 뒤 불타면서 20년의 탐사여정을 마쳤다.
 '그랜드 피날레'로 알려진 이 마지막 탐사를 토대로 한 연구자료는 앞으로 몇 개월에 걸쳐 발표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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