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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혜숙의 여행스케치] 경남 의령 한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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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영기자기자
  • 2019-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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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도리 망도리, 도리도리 떡도리’

“도깨비숲 황금망개떡 만지며 주문을 외우면 부자가 된다네∼”

한우산의 산철쭉과 도깨비에 관한 설화를 테마로 만들어진 철쭉 도깨비 숲의 마지막 테마.
산 아래 골짜기를 흐르는 신전천 따라 하촌, 중촌, 행정 마을이 이어진다. 길 가에는 벚나무들, 아직은 눈을 꼭 감고 있다. 옥빛의 행정저수지를 지나면 골의 끝 마을 신전리다. 이곳 어르신들은 마을을 ‘섶밭’이라 부른다. 온갖 땔감이 많이 나는 곳이라 그리 불러왔다. 나뭇골이라 예부터 힘센 장골도 많았다고 한다. 지금 마을의 애칭은 ‘천하장사골’이다. 이만기 천하장사가 신전리 출신이란다. 그도 어릴 적에는 나무를 하러 산을 오르내렸다고 한다. 벼랑처럼 가파른 산이 마을 뒤에 바짝 다가 서있다. 오른쪽은 자굴산, 왼쪽은 한우산이다. 두 산 사이를 비집고 오른다. 자칫 뒤로 굴러 떨어지지나 않을까, 핸들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소의 목처럼 생긴 고갯마루 ‘쇠목재’
한여름에도 차가운 비 내리는 ‘한우’
한우亭 지나 검붉은 수피의‘홍의송’
해발 836m 정상 해돋이·해넘이 유명

산철쭉 도깨비 이야기 테마 도깨비숲
잘못 뉘우치고 오랜 잠에서 깬 쇠목이
황금망개떡 빚어 사람들에게 나눠 줘
심술 날때면 거센 바람 일으키기도


◆차가운 비 내리는 한우산

한우산 정상으로 가는 데크길. 가운데는 한우정, 왼쪽은 한우산 풍력발전단지다.
해발 836m 한우산 정상. 사방 시원한 조망을 자랑한다.
가운데가 쇠목재. 오른쪽은 자굴산, 왼쪽은 한우산이다. 굽이진 아랫길이 신전리로 이어지며 색소폰처럼 굽어져 있다고 하여 일명 ‘색소폰 도로’라 불린다.

숨 쉬는 것도 잊고 앞만 뚫고 달려 당도한 곳은 쇠목재. 자굴산과 한우산을 연결하는 해발 600m 정도의 고갯마루다. 쇠목재는 소의 목처럼 생겼다고 붙은 이름이다. 자굴산은 황소의 머리, 한우산은 황소의 몸통에 해당한다. 쇠목재에서 왼쪽으로 난 임도로 들어선다. 평일에는 차량 통행이 가능하지만 주말과 공휴일에는 쇠목재에서부터 걸어가야 한다. 길은 교행이 가능한 정도의 너비다. 그러나 손톱을 세워 산 사면을 긁는 듯 찌릿한 길이다.

길가 모서리에 건물 하나가 공중부양이라도 한 듯 앉았다. ‘한우산 생태숲 홍보관’이다. 한우산의 명칭과 식생, 동물 등 한우산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공간이다. 한우산에 파랑새가 산단다. 파랑새는 ‘쉽게 찾을 수는 없지만,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홍보관에서 조금만 더 오르면 한우정(寒雨亭) 정자가 있다. 차가 오를 수 있는 마지막 지점이다. 여기서 길은 산의 동쪽 사면을 타고 다시 내려간다. 두 대의 푸드 트럭이 정자 아래에 자리한다. 열 명이 넘는 중년 남자들이 푸드 트럭을 에워싸고 있다. 차 밖으로 내려서자 찬 기운이 훅 덮쳐온다. 한우산. 한우(韓牛)가 아니라 한우(寒雨)다. 한여름에도 차가운 비가 내린다는 뜻이다.

한우정에서 왼쪽으로 난 데크길을 따라 한우산 정상으로 향한다. 철쭉과 억새가 마루금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다. 사이사이에는 키가 그리 크지 않은 소나무들이 자란다. 나무는 하나의 원줄기에 여러 개의 가지가 발생하는 다지송(多支松)의 형태다. 한우산 해발 700m 이상 능선부에 집단으로 자생하는 특이한 수형이라 한다. 이는 한우산의 추위와 강한 바람에 적응한 형태로 여겨진다. 수피는 검붉다. 군은 이 나무에 ‘의령 홍의송(宜寧 紅衣松)’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의령의 의병장 ‘홍의장군 곽재우’에서 유래됐다.

정상을 밟는다. 한우정에서 약 10분 거리다. 해발 836m, 대단히 시원한 전망이 펼쳐진다. 동쪽으로는 대구 달성군 현풍읍과 비슬산, 창녕읍과 화왕산, 서쪽으로는 지리산 천왕봉까지, 북쪽으로는 합천 가야산과 고령의 미숭산 마루까지 잡힌다. 이곳은 해돋이와 해넘이로 유명하다. 맑은 밤에는 우주의 별빛과 도시의 불빛 사이를 유영하는 듯한 장관이 열린다.

◆철쭉 도깨비 숲

한우도령의 숨통을 조이려는 대장도깨비 쇠목이. 철쭉도깨비숲은 12개의 테마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한우정에서 오른쪽으로 난 길은 산철쭉 숲길이다. 제법 키 큰 철쭉 숲 위로 도깨비 머리가 쑥 솟아있다. 한우산의 산철쭉과 도깨비에 관한 설화를 테마로 만들어진 ‘철쭉도깨비숲’이다. 머리에 철쭉이 자라는 도깨비의 방망이 아래로 가파른 계단이 내려가고, 걸음마다 이야기가 펼쳐진다.

“옛날 한우산에는 눈부신 금 비늘 옷을 입은 한우도령과 아름다운 머릿결을 가진 응봉낭자가 살고 있었어요. 그들은 평생의 사랑을 맹세한 연인이었고 한우산의 정령과 꽃과 나무와 동물들은 그들의 사랑을 축복했답니다. 그러나 한우산의 대장 도깨비 쇠목이도 응봉낭자를 남몰래 사랑하고 있었지요. 쇠목이는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망개떡을 만들어 응봉낭자에게 주며 고백하지만 응봉낭자는 거절해요. 화가 난 쇠목이는 단숨에 달려가 한우도령의 숨통을 조였어요. 쓰러진 한우도령을 발견한 응봉낭자도 눈물을 흘리며 쓰러졌어요. 이들의 안타까운 사랑을 지켜본 정령들은 응봉낭자를 ‘그녀의 눈물만큼이나 아름다운 철쭉꽃’으로, 한우도령은 ‘한여름에도 차가운 비’로 만들어 서로 보살피며 살아갈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라는 이야기다.

저 아래 쇠목이가 붉은 꽃잎을 물고 쓰러져 있다. 미련을 못 버린 쇠목이가 응봉낭자가 변한 철쭉꽃잎을 먹은 것이다. 이후 쇠목이는 깊은 잠에 빠졌다고 한다. 저기에는 쇠목이가 황금망개떡을 들고 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잠에서 깨어난 쇠목이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황금 망개떡을 빚어 한우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는 것이란다. ‘가져가시오’라는 몸짓이지만 표정은 무시무시하다. 황금망개떡을 만지며 ‘도리도리 망도리, 도리도리 떡도리’ 주문을 외우면 부자가 된다고 한다. 쇠목이의 황금망개떡이 반들반들하다. 낭자의 이름 응봉은 한우산의 바로 동쪽에 솟아있는 응봉산에서 왔을 게다. 응봉산은 매봉산이라고도 한다. 해발 600m가 넘는 산으로 한우산과 나란히 손잡은 듯 서있다.

철쭉은 5월에 꽃핀다. 무성한 가지마다 꽃의 기미가 느껴진다. 한우산의 철쭉은 자생하는 것이지만 몇 년 전 자생수목의 보전 확대를 위해 산철쭉 21만주를 더 심었다고 한다. 쇠목이는 지금도 찬비가 철쭉을 보살피는 모습을 보면 질투가 나서 거센 바람을 일으킨다고 한다. 기잉- 낮은 소리가 들린다.

한우산의 동남 자락 산등성이를 따라 풍력발전기가 서있다. 20여기 정도 된다. 비도 오지 않는데, 꽃도 피지 않았는데, 쇠목이가 바람을 일으켰나. 슬쩍 움직이던 풍력발전기가 다시 멈춘다. 풍력발전기의 소음 때문에 아랫마을 사람들이 수면장애, 정신장애를 호소한다는 기사가 있었다. 바람이 에너지가 되는 것은 멋있는 일이지만 누군가 괴로움을 당하는 것은 안타깝다. 산의 동쪽사면을 따라 굽이진 길이 아련하다. 저 길에서 이광모 감독의 영화 ‘아름다운 시절’을 찍었다. 우마차를 끌고 굽이굽이 산자락을 내려가던 마지막 장면을. 푸드 트럭은 이제 한산하다. “망개떡은 없나요?” “추울 때는 망개떡이 잘 안 팔려요. 이제 좀 갖다 놔야죠. 5월에 또 오세요. 철쭉꽃 피면 축제도 해요.”

여행칼럼니스트 archigoom@naver.com

☞여행정보

88고속도로 광주방향으로 가다 고령IC로 나간다. 33번 국도를 타고 합천을 지나 계속 직진하다 신평교차로에서 신평 방향으로 나가 모의로를 타고 직진한다. 신전마을 지나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1013번 지방도 자굴산로를 타고 계속 오르면 쇠목재에 닿고, 왼쪽으로 난 임도로 가면 한우산 한우정 앞까지 차로 갈 수 있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쇠목재까지만 차로 갈 수 있다. 생태숲 홍보관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개장한다. 매주 화요일과 설, 추석 연휴에는 쉰다. 입장은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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