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뇌물혐의 수사 권고…곽상도·이중희도 수사대상

  • 입력 2019-03-25 18:08  |  수정 2019-03-25 21:59  |  발행일 2019-03-25 제1면
과거사위 "수뢰의혹 피해여성 진술 있는데 계좌추적도 안해"
"곽 前수석 '직권남용 혐의' 경찰공무원 등 진술 확보"
법무부, 대검에 사건 송부…검찰총장 "법적절차에 따라 수사 대비"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25일 '별장 성폭력·성접대'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의 재수사를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경찰이 최초 수사 과정에 개입한 의혹이 있는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이중희 전 민정비서관 등 당시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라인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회의를 마친 뒤 김 전 차관 사건과 관련해 "김 전 차관의 뇌물(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와 곽 전 수석, 이 전 비서관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 등에 대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이날 회의에서 실무기구인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으로부터 김 전 차관사건 가운데 검찰이 먼저 수사에 착수할 필요가 있는 의혹을 중심으로 중간 조사 결과를 보고받았다.


 과거사위는 김 전 차관의 뇌물혐의와 관련해 ▲ (건설업자) 윤중천 및 피해여성의 관련 진술이 존재하는 점 ▲ 당시 검찰이나 경찰이 계좌추적을 하지 않았던 점 ▲ 당시 수사기관이 뇌물혐의를 수사하지 않아 사법적 판단이 없었던 점 ▲ 적극적인 수사를 통해 뇌물제공 시기 및 뇌물금액을 특정하면 그에 따라 공소시효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점을 수사 권고 결정 배경으로 꼽았다.


 더불어 김 전 차관이 지난 22일 밤 해외로 출국을 시도하다 긴급출국금지조치가내려진 점이 신속한 수사 개시 필요 결정의 추가 요인이 됐다.


 곽 전 민정수석 및 이 전 민정비서관의 직권남용 혐의 수사 권고 배경에 대해선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소속 공무원, 경찰공무원 등의 진술을 확보했고, 청와대 당시 브리핑 자료 등에서 혐의가 소명되는 점을 들었다.


 이밖에 당시 경찰 수사를 향한 외압 의혹에 관해 국민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나 대검 진상조사단으로선 조사권에 한계가 있는 점 등에 비춰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과거사위는 "신속하고도 공정한 수사를 통해 뒤늦게나마 국민의 의혹인 김 전 차관 사건의 실체 규명 및 관련자 처벌 등 책임 있는 조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차관의 혐의와 관련해선, 2명 이상이 공모해 범행을 벌이는 특수강간 의혹 부분은 우선 수사 권고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강간 의혹은 2013·2014년 두 차례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이 났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새로운 증거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사권이 없는 조사단이 확보하지 못한 증거는 검찰의 재수사 과정에서 보강될 수 있다.


 과거사위가 김 전 차관 등에 대해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권고 결정을 내림에 따라 검찰이 조만간 검사장급 검사를 팀장으로 한 특별수사팀을 꾸리거나 특임검사를 임명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법무부는 이날 과거사위 권고와 관련해 "권고내용을 대검찰청에 송부해 신속하게 적절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무일 검찰총장은 이날 오후 6시56분께 퇴근하면서 수사착수 시기를묻는 기자들에게 "자료가 오면 자료를 보고 법적 절차에 따라 빈틈없이 대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별수사팀 구성 필요성에 대해서는 "자료를 보고 난 뒤에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22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태국으로 출국하려다 긴급출국금지조치로 출국이 제지당했다.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로 사실상 수사 재개가 공식화된 상태다.


 한편 현 자유한국당 의원인 곽 전 민정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수사 권고를 '표적 수사', '정치보복'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곽 전 민정수석은 "대통령 딸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대통령 변호사 시절 친일 비호 사안을 비판했다고 표적 수사를 해선 안 된다"면서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이었던) 민주당 조응천 의원도 경찰이 허위보고했다고 인터뷰까지 했는데 저만 문제가 있다고 하면 이는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차관 인사검증 당시) 경찰에 이 사건을 수사하느냐고 물었더니 경찰에서 수사하는 것이 없다고 했다"면서 "하루 이틀 후 인사발표가 나니 경찰이 오후에 찾아와 수사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후 경찰책임자를 허위보고로 질책했다고 밝히며 "민정수석에 부여된 권한에 따라 일한 것뿐인데, 대통령은 해외 갔다 오자마자 이 사건을 다시 수사하라고지시했다.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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