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지역 불법 요일장, 기존 상인들과 갈등”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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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25 07:37  |  수정 2019-03-25 09:38  |  발행일 2019-03-25 제8면
‘상모장’ 등 9곳서 대규모 영업
먹거리 등 다양한 품목 갖췄지만
비위생적 환경·화재위험도 상존
외지상인들 사실상 기업형 운영
“자영업자 권익 보호 조치 필요”
20190325
지난 18일 오후 구미 상모동 구미시립정수도서관 부근 왕복 2차로에 노점 상인들이 ‘차량 통행 금지’ 팻말을 세워놓고 장사를 하고 있다.

[구미] 구미지역에서 이른바 ‘요일 장(場)’을 둘러싸고 주민과 상인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대부분 불법인 요일장이 교통난을 비롯해 안전 불감·환경 오염 등 각종 문제를 일으켜 민원의 온상이 되고 있는 것. 요일장은 특정일에 노점상이 모여 형성하는 시장을 일컫는다.

지난 18일 오후 구미 상모동 구미시립정수도서관 주변 요일장. 월요일마다 장이 열려 주민들 사이에선 ‘상모월요장’ 또는 ‘상모장’으로 통한다. 도서관 부근부터 화성파크아파트 1단지 끝 지점까지 200m 구간에 노점상 100여곳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차량을 이용한 푸드트럭을 비롯해 좌판·포장마차·보따리상 등 다양했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품목은 즉석 통닭·채소·과일 등 먹거리를 비롯해 의류·생필품 등 없는 게 없을 정도다. 요일장 주변은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매주 월요일이면 인근 주민들로 북적인다. 주부 김모씨는 “굳이 멀리 나가지 않더라도 필요한 것을 싸게 살 수 있어 매주 월요일마다 찾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점 대부분이 불법이어서 각종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24일 구미시에 따르면 구미지역 대규모 요일장은 모두 9곳이다. 규모가 가장 큰 상모장의 경우 차량이 오가는 왕복 2차로를 노점 상인들이 차지해 영업하고 있다. 해당 도로는 화재 발생 때 긴급차량이 접근하는 데 필요한 소방도로다. 구평동은 매주 목요일 시민 휴식처인 별빛공원이 불법 요일장터로 변한다. 공원 진입로에 볼라드(차량 진입 억제용 말뚝)를 설치해 놓았지만 무용지물이다. 또 옥계동 요일장은 매주 화요일 노점상들이 1개 차도를 버젓이 점령해 물건을 팔고 있다.

뿐만 아니다. 상당수 노점은 비위생적 환경에서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또 LP가스통·발전기 등을 사용하지만 안전 규제가 없어 언제든 폭발사고 및 화재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장이 끝난 뒤엔 박스·음식물 찌꺼기·비닐봉지 등 쓰레기가 넘쳐난다. 소음으로 인한 인근 주민의 민원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이곳 요일장이 사실상 기업형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외지에서 온 상인들이 수십개 동의 천막을 치고 장터를 형성하고 있다.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상인회에 입회비와 월 자릿세를 내야 한다. 적법하게 영업을 하는 상인들은 임차료·세금을 내고 위생점검까지 받지만, 노점상은 예외다. 자영업자 최모씨는 “구미지역 어디든 목 좋은 곳이면 노점이 상권을 장악하고 있다. 불법노점 때문에 가게 문을 닫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경기불황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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