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질의응답

  • 뉴미디어부
  • |
  • 입력 2019-03-19 08:20  |  수정 2019-03-19 08:20  |  발행일 2019-03-19 제25면
[문화산책] 질의응답
장현희<제28회 전국무용제 총괄기획팀장>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하는 질문은 얼마나 될까. 또 타인을 향한 질문은 얼마나 될까. 타인을 향한 질문은 정말 타인에게 묻는 것일까. 인간은 온전히 타인을 이해할 수는 없는 존재라는 글을 읽었다. 깊이 공감했다.

자신이 살아온 기준과 사회적 통념 안에서 누구나 질문을 한다고 본다. 그 질문은 질문자를 보여줄 것이다. 그래서 내가 하는 질문은 결국 내 수준이고, 내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영남일보 문화산책 원고 제의를 피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도 글 속에 ‘나’라는 사람이 드러나기 때문이었다. 부족한 부분을 숨겨보려 회피하였지만 결국 이렇게 쓰고 있다.

나는 예술가라고 말한다. 그리고 예술가이자 기획자이기도 하다. 기획자 이전에 장댄스프로젝트 대표이며 사무장이며 편집장(영상, 음악, 디자인)이기도 하다. 개인 단체 운영으로 다양한 일을 스스로 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있다. 일상에서의 질문들은 개인적인 것이 다였다. 그런데 전국무용제 총괄기획팀장이라는 직책으로 타인의 질문에 답을 해야 하는 자리가 많아졌다. 나는 타인의 질문에 담긴 의도를 다 이해할 수 있는가. 아니 이해해야 할 것인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지난주 있었던 일로 두 가지의 질문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 첫째는 ‘관습과 습관’, 둘째는 ‘의식과 무의식’에 대한 것이다. 다른 의미의 단어들이지만 이 단어들은 모두 하나의 공통분모를 가진다. 바로 ‘사람’이다. ‘관습’은 사회나 사회구성원에 의해 상습적으로 수행되어져 내려온 것이고 ‘습관’은 개인의 반복된 행위로 익힌 행동방식이라 정의할 수 있다. ‘의식’은 자기 자신을 제어하거나 지배할 수 있고 깨어있는 상태이며 ‘무의식’은 자신의 행위에 대해 자각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나는 예술을 하고 있고 예술 환경에 늘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위의 두 가지 질문을 ‘예술과 인간’에 대입시켜 보고자 한다.

예술에 있어서 관습은 중요한가. 관습은 개인의 반복된 행위로 익혀져 습관이 되고 또 다른 관습을 만들어내고 있지는 않은가. 예술 행위는 무의식 세계의 표출로 카타르시스라면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 속 무의식의 상태로 일어나는 행위들은 과연 카타르시스라 할 수 있는가. 잘못된 관습이 정당화된 행위자체가 합리화 될수는 없다. 지난주 예술 환경에 노출되어진 나를 놓고 제3자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예술가 이전에 우리 모두는 한 인간에 불과하다.

의식 속에는 무의식이 상호관계로 있다. 쉽게 말해 의식 있는 말과 행동 속에도 무의식이 투영되어 본심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집단적 무의식이 존재하던 과거와는 분명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할 시점이다. 예술은 사욕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장현희<제28회 전국무용제 총괄기획팀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