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위기’ 패션硏, 직원 임금도 못 줄 판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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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18 08:13  |  수정 2019-03-18 08:13  |  발행일 2019-03-18 제20면
이달 총 3500만원 체임 예상
입주기업 임대보증금도 소진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하 패션연)이 임금 체불의 위기에 놓였다. 운영비 부족에다 공과금 체납에 이어 직원들의 임금마저 지급하지 못하는 지경에까지 처한 것이다.(영남일보 3월14일자 17면 보도)

17일 패션연에 따르면 이달 체불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은 3천500만원가량이다. 앞서 민주노총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지부가 밝힌 지난해 12월과 올 1월분 전기요금 1천600만원과, 같은 기간 미지급한 4대 보험료 6천만원을 이달 납부한다고 가정한 계산이다. 패션연은 이와는 별도로 회사책임형(DB형) 퇴직연금 9천500만원도 아직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내달부터는 체불 임금액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매년 5월은 기존 정부 연구개발(R&D) 과제가 마무리되고 새 사업이 시작되는 기준월로, 새로운 R&D 과제를 따낸다고 해도 사업비가 지급되려면 과제 수행 이후 서너달이 지나야 한다. 그 때까진 아예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설상가상 재정난이 지속되면서 입주기업 임대보증금 1억2천680만원까지도 써 버렸다. 입주기업들이 퇴거할 경우 1억2천만원의 보증금도 돌려줘야 한다. 심각해진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금융 대출이라도 받아야 할 형편이지만, 이를 의결해 줄 이사회는 감감무소식이다. 이사장도 지난달 말부터 공석이다. 연장자순으로 임시 이사장을 맡아야 한다는 정관에 따라 패션연 측이 최복호 씨앤보코 대표에게 임시 이사장을 제안했으나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임금은 물론 각종 수수료도 1월부터 연체되고 있다. 당장 수를 내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이 올 것으로 보여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이런데도 경영진은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사들은 이번 주중 이사회가 아닌 비공개 회동을 한다고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패션연 재정난에 대해 주상호 패션연 원장과 경영진의 답변을 얻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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