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김정남 살해’베트남 여성은 석방 불허

  • 입력 2019-03-15 00:00  |  수정 2019-03-15
검찰 “살인혐의 공소 취소 안해”
공판기일 다음달 1일로 또 연기
같은 혐의 印尼여성 며칠전 석방
피고인측 “불공정한 조치”비판
성난 베트남 국민들 분개·성토
말레이‘김정남 살해’베트남 여성은 석방 불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가운데)이 14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샤알람 고등법원에 출두했다가 경찰에 이끌려 호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여성의 석방이 불발됐다.

14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검찰은 이날 베트남 국적자 도안 티 흐엉(31)의 살인 혐의에 대한 공소를 취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담당 검사인 무하맛 이스칸다르 아흐맛은 “3월11일 검찰총장에게 제출된 진정과 관련해 우리는 사건을 계속 진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흐엉은 구속 상태로 계속 재판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검찰은 공소를 취소해 달라는 피고 측의 요구를 거부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흐엉을 변호해 온 히샴 테 포 테 변호사는 말레이 검찰이 ‘심술궂은’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던 인도네시아인 피고인 시티 아이샤(여·27)가 지난 11일 검찰의 공소 취소로 석방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공정한 조처라는 지적이다. 테 변호사는 “검찰의 결정에 실망했다. 이는 우리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해 좋게 말할 수 없도록 하고 있으며 신뢰를 주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티가 홀로 석방된 이후 흐엉의 심리적·육체적 상태가 매우 좋지 못해 증언대에 설 형편이 아니라면서 재판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방탄복 차림으로 샤알람 고등법원에 들어선 흐엉은 밤새 울었는지 눈가와 얼굴이 퉁퉁 부은 듯 보였다.

재판부는 이에 다음 달 1일로 공판기일을 재차 연기했으나 더 이상의 일정 지연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와 관련해 베트남 현지에선 인터넷을 중심으로 말레이시아를 성토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VN익스프레스 등 온라인 매체들은 흐엉의 석방이 거부됐다는 소식을 신속하게 전했다. 네티즌들은 해당 기사에 곧바로 “왜왜왜?" “흐엉에게 정말 불공평하다"며 분개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인도네시아 사람은 석방했는데 흐엉의 석방을 불허한 이유가 뭐냐"고 몰아붙였고 “같은 행위로 같이 구속돼서 같이 기소됐으면 흐엉도 당연히 석방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한편, 북한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김정남이 아닌 ‘김철’이란 이름의 자국민이 단순 심장마비로 사망했으며, 시티와 흐엉에게 VX를 주고 범행을 지시한 뒤 국외로 도주했다는 북한인 4명은 그 시점에 우연히 같은 공항에 있었을 뿐이란 입장이다.

말레이시아는 북한인 용의자 4명을 ‘암살자’로 규정하면서도 북한 정권을 사건의 배후로 직접 지목하지는 않아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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