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구국제마라톤대회 마스터스 풀코스 부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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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12 00:00  |  수정 2019-03-12
20190312

 4월7일 개최되는 제19회 대구국제마라톤대회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마스터스 풀코스가 폐지되어 지역 마라톤 동호인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일반 마라톤 마니아 입장에서 보면 마라톤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마스터스 풀코스가 폐지되어 대회 권위나 이미지에 상당한 손상을 입었다고 생각된다. 근래 각 지역에서 경쟁적으로 마라톤대회를 개최하고 있고, 또한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것은 국민건강에 이바지하는 바가 크고, 도시를 홍보하는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는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를 계기로 각종 육상 인프라를 구축하고 세계마스터스육상대회, 실내육상대회를 개최하는 등 국제육상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런 도시의 이미지와 걸맞게 어떻게든 어렵지만, 마스터스 풀코스는 존속해야 한다.
 

2011년도 대회 때부터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을 출발해 수성구 일원을 3회 순환하는 이른바 루프 코스는 그 지역에 3시간 이상 교통섬을 만들어 민원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렇다면 다른 코스를 개발하여 교통차단 시간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하든가, 굳이 그 코스를 고집한다면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그 넓은 도로를 전면 차단하고 대회를 진행해야 한다면 작년과 같이 엘리트와 마스터스 코스를 분리하고, 루프 코스를 하프는 1회, 풀코스는 2회 순환 후 남은 거리를 하프는 작년과 같이 신천네거리 쪽으로, 풀코스는 신천동로로 들어가게 하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루프 코스에 엘리트 선수만 띄엄띄엄 달리는 안타까운 모습을 피할 수 있고, 시민들이 볼거리가 많은 특색 있는 대회가 되리라 믿는다.
 

마스터스 부문에 풀코스가 있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어떤 동호회에서 단체로 참가하려고 하면 회원 중에 풀코스를 달리고 싶은 사람, 하프코스를 달리고 싶은 사람 등이 있는데 이런 여러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없다. 그래서 당일 풀코스가 있는 합천대회나 영주대회로 가버리게 된다. 그런 관계로 인근 대회는 과거보다 참가자가 늘어나고 훨씬 더 활성화되었다고 듣고 있다. 대구에서 개최되는 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 대구의 마라톤 동호인들이 참가하지 않거나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현실을 부디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 자기 앞마당에서 겨우내 열심히 훈련하여 주위 사람들에게 달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필자가 소속된 동호회에서도 나름 마라톤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은 대구마라톤대회를 외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7년 연속 실버라벨대회라고 자랑만 말고 내실 있는 대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올해도 10㎞ 참가자만 1만명을 모집하여 성공적인 대회라 자평하지 않기를 바란다. 마라톤의 꽃은 풀코스이고, 이제 마스터스들도 하프코스 정도는 달려야 마라톤 맛을 조금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우리와 교류하고 있는 일본의 지인이 재작년 이 대회에 참가하여 풀코스 6위에 입상하고 다음 대회에도 꼭 참가하고 싶다고 했는데 풀코스가 폐지되어 매우 아쉽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19회를 맞은 대구국제마라톤대회가 대구의 마라톤 동호인들이, 아니 전국의 마라톤 마니아들이 가장 참가하고 싶어 하는 대회로 거듭나기를 마라톤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기대해본다.

 김 응 환  (대구시육상연합회 전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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