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전면 도입하려면 입시제도·내신평가제 바꿔야”

교육부가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위한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가운데 교사들과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원활하게 도입되려면 대학입시제도와 고교 내신 평가제도 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한 것으로 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펴낸 ‘학점제 도입을 위한 고등학교 교육과정 재구조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지난해 5월11일∼6월25일 고교 교원과 장학사, 연구사, 대학교수 및 연구자 등 1만5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학점제 도입을 위한 고교 교육 개선의 우선순위에 관한 질문에는 35.6%가 ‘대학입시제도’를 1순위로 꼽았다. 이어 ‘고교 내신 평가제도’(20.9%)가 2순위로 꼽혔다. 3순위로는 ‘과목 이수 기준 및 미이수자 대책’이 18.5%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1순위 응답 결과로 봤을 때 학점제가 원활하게 도입, 운영되기 위해서는 대학입시 제도 개선이 고교학점제와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계 고교에서 필수(공통) 과목과 선택 과목 비율에 대해서는 42.9%가 필수 40%, 진로집중과정(과정선택) 30%, 자율선택 30%를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는 필수와 자율 선택 과목 비율이 52대 48 수준이다.

응답자의 56.5%는 현재 총 204단위인 고교 이수 단위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중장기적으로 선택 과목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에 관한 질문에는 80.7%가 교과별로 ‘기초’ 과목을 포함해 수준별 과목 개발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79.7%는 저학력자를 위한 별도의 졸업이나 진학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 저학력자를 위한 별도 기준은 졸업인정시험이나 대학입시에서 기초과목 이수자를 위한 별도의 트랙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아일랜드에서 시행 중이다.

고교학점제 아래 졸업 기준은 수업일수 외에도 교과 최소 이수학점도 함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응답이 56.5%로 가장 많았다. 지금은 수업일수 3분의 2 이상을 출석하면 졸업할 수 있다.

교과 최소 이수학점이 졸업 기준으로 도입될 경우 이수학점 기준에 미달한 학생(미도달자)에 대한 대책으로는 별도 보충학습, 별도 과제, 해당 과목만 재이수, 학기 또는 학년 전체 유급, 평생학습기관 이수로 대체 등이 제시됐다. 이 중 이수기준에 미치지 못한 과목만 재이수를 하도록 해야 한다는 응답이 87.4%로 가장 많았다. 학년이나 학기 전체를 유급시켜야 한다는 문항에도 61.7%가 동의했다.

교과 평가 방식에 대해서는 45.9%가 학점제가 도입되면 모든 교과에서 절대평가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교과군 또는 과목별로 절대평가 또는 상대평가 대상과목을 설정해야 한다는 응답도 43.5%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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