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모의 배낭 메고 중미를 가다] 멕시코시티(Mexicocity)

  •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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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15   |  발행일 2019-02-15 제37면   |  수정 2019-03-20
찬란한 아즈텍 문명 품은 ‘마성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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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의 중심에 있는 소칼로 광장. 2개의 종탑이 위용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대성당과 5층의 국립궁전이 길게 늘어서 있으며 그 앞에 멕시코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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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소칼로 광장 곳곳에는 아즈텍족의 후예들이 수시로 자기 고장의 민속춤이나 놀이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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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 곳곳에는 아즈텍문명의 유적이 남아 있어 마치 도시 전체가 큰 박물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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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텍문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립인류학박물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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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타나 대성당 내부. 중앙제단에는 검은예수상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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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성당으로 이루어진 과달루페 성당은 세계 3대 성지 중 하나다.

마야의 고대문명과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 아름다운 카리브해와 태평양을 품고 있는 다채로운 매력으로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땅, 중미로 한 달간 배낭여행을 떠났다. 인천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14시간여의 장거리 비행 끝에 아즈텍 문명의 꽃을 피운 멕시코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유심칩을 교환하고, 지하철을 탔다. 40여분을 달려 호텔에 배낭을 풀고, 멕시코 문화·역사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멕시코시티의 볼거리와 다양한 매력을 찾아 나섰다.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는 해발 2천240m의 높은 고원지대에 위치해 있다. 멕시코시티는 아즈텍 문명의 흔적을 가득 담고 있는 인구 1천만명의 아메리카 제1의 도시다. 도시가 마치 하나의 박물관 같아서 유네스코로부터 멕시코시티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았다. 현재의 멕시코시티는 옛날 아즈텍 문명의 중심인 아즈텍왕국의 수도 테노치틀란 이름으로 호수 한가운데 있던 섬에 세워진 도시였으나 점차 물이 말라 오늘날과 같이 되었단다.


해발 2천240m 고원지대 아메리카 제1의 도시
소칼로 광장 살사음악·식욕 자극 향긋한 냄새
아즈텍족 신전 허물고 스페인이 지은 가톨릭 성당
두 개의 화려한 종탑 중앙광장 중심에 우뚝 솟아
예배당 제단 검은 예수상 보려는 관광객 줄이어

문맹률 높아 지하철 역명은 상징 그림으로 표시
선사시대∼아즈텍문명 유물 국립인류학박물관
많은 원주민 개종, 3대 기적 사원 과달루페 성당
대표 미술관 2곳·왕국같은 우체국 탐방도 재미
입맛에 잘 맛는 매콤한 요리·테킬라 매력에 빠져

◆멕시코시티의 심장 소칼로(Zocalo)광장

호텔에서 소칼로 광장을 걸어가는 연도에는 거리 공연단을 비롯해 어디선가 살사 음악이 퍼져 나오고, 길가의 노점 여기저기서 솔솔 퍼지는 향긋한 냄새는 식욕을 자극한다.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마성의 도시를 즐기자. 멕시코시티의 중심 소칼로 광장에는 여행자들로 가득하고, 중앙에는 대형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드넓은 소칼로 광장을 둘러싼 고풍스럽고 웅장한 아즈텍 문명의 유적인 건축물들이 현대건축물과 잘 조화를 이룬다.

먼저 아즈텍족의 신전을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 스페인 사람들이 커다란 가톨릭 성당을 새로 지었다는 메트로폴리타나 성당을 찾았다. 대성당은 높이가 68m나 되며, 정문 벽면은 화려한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다. 이 성당은 1667년에 착공하여 1813년에 완공되었으며 중남미에서 제일 크고 오래된 대성당으로 멕시코시티 중앙광장 중심에 우뚝 솟아 있다. 정면에는 두 개의 화려한 종탑이 있으며, 가운데 중앙출입구 파사드에는 화려한 부조가 새겨져 있다. 내부로 들어서면 제단에는 예수가 베드로에게 천국의 열쇠를 주는 장면과 성모 승천 등을 다룬 성화가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14개의 예배당과 5개의 중앙 제단, 현지인의 피부를 모방해 만든 예수상인 검은 예수를 보려는 여행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소칼로 광장의 오른편에는 아즈텍 제국의 목테수마 2세가 건립한 것으로 알려진 5층짜리 국립궁전이 길게 서 있다. 국립궁전의 오른쪽 대통령 집무실과 왼쪽의 재무부 청사를 제외하고는 일반인에게 개방되어 있다. 이 건물의 2층, 3층에는 벽면을 이용해 멕시코의 혁명과정과 인디언들의 생활모습을 나타낸 리베라의 대벽화가 그려져 있어 유명하다. 광장을 가로질러 19세기에 세워졌다는 그랜드 호텔 옥상에 있는 바에서 소칼로 광장을 내려다보며 진한 커피로 뜨거워진 마음을 잠시 내려놓았다.

◆멕시코시티 지하철(Metro)

3박4일간 머물면서 차량 정체가 심각한 멕시코시티에서 시간을 절약하고 저렴한 교통수단이 1968년 멕시코 올림픽 때 처음 개통된, 필자가 좋아하는 지하철이라는 것을 알았다. 12개 노선, 195개의 역으로 도시의 대부분을 갈 수 있도록 노선망이 편리하게 되어 있다. 요금은 단일요금제 5페소(약 300원)로 저렴하며, 스마트카드는 보증금이 10페소로 충전을 해서 사용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멕시코시티 지하철은 고무차륜의 바퀴이다. 또한 문맹률이 25%나 되어서 노선도의 지하철 역명은 상징그림으로 크게 보여주고, 밑에 작은 역명이 표기되어 있다. 지하철의 맨 앞 2칸은 여성과 12세 미만의 아이와 노약자들만 탈 수 있다.

언제나 만원인 멕시코시티 지하철에는 소매치기나 폭행이 잦기도 하여 모든 역에 경찰들이 있는데 긴장은 하되 너무 겁먹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언제나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안전하게 이용한다면 정말 좋은 교통수단이기에 멕시코시티를 찾는다면 한 번쯤 이용해 봐도 좋은 경험일 것 같다.

◆아즈텍 문명의 보물창고 국립인류학박물관(Museo Nacional de Anthropologia)

국립인류학박물관은 지하철 메뚜기 그림의 차플테펙역에서 내려 걸어서 갔다. 메뚜기 언덕의 차플테펙공원은 시민과 여행자들의 안식처로 사랑을 받고 있다. 아름다운 공원에 호수와 동물원, 테마파크와 박물관 등이 두루 있다.

국립인류학박물관은 아즈텍문명을 이해하려면 꼭 들러야 하는 곳으로 테오티우아칸에서 발견된 유적들 대부분이 이 박물관에 옮겨져 있다. 1964년 개관한 1층에는 선사시대부터 아즈텍문명까지의 유물들을 12개 방에 시대별로 구분해 전시하고 있다. 스페인 통치 이전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인류학·인종학·고고학 관계의 많은 소장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2층은 민속학박물관으로 원주민들의 생활상을 재현한 10개의 전시실이 있다. 고대 예술품을 비롯하여 BC 5000년경의 그림과 토기, 프레스코와 조상 등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아즈텍 전시실엔 테노치틀란 도시 모습이 생동감 있게 그려져 있다. 올멕 문화의 걸작인 군상과 세계사를 대변하는 아즈텍 문명의 상징인 태양의 돌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이 돌은 무게가 24t이나 되며, 한가운데에는 티나티우 신이 새겨져 있다. 신 주변에는 아즈텍 달력의 신성문자들이 원형으로 빽빽이 배치돼 있다. 1, 2층 전시실을 모두 관람하는 동선은 5㎞ 정도이고, 빠르게 보아도 3시간은 소요된다.

◆과달루페 성당(Basilica de Guadalupe)

이 성당은 1531년 후안 디에고라는 인디언 개종자에게 성모 마리아가 2번 나타나 교회를 세우라고 명령했다는 장소에 세워졌다. 중남미 최대의 가톨릭 성지이자 5개의 성당으로 이루어진 과달루페 성당은 로마 교황청에 의해 가톨릭 3대 기적의 사원으로 인정받았다. 이로 인해 연중 수많은 순례자들이 방문을 이어가고 있다.

과달루페 성모 발현지이자 성당이 지어진 테페약 언덕은 애초에 아즈텍의 전통 여신을 모시는 곳이었다. 황색 피부에 검은 머리를 가진 과달루페 성모의 발현은 가톨릭으로의 개종을 요구 당했던 스페인 침략시기의 원주민들에게 전통여신의 부활로 여겨져 많은 원주민들이 가톨릭으로 개종하게 된다. 1754년 교황의 칙서 이후 멕시코에서는 검은 마리아로 유명한 과달루페 성모가 그들의 수호신으로 여겨지고 있다. 2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현대적으로 지어진 성당은 1976년 완공되었으며, 성당 안에는 검은머리, 갈색피부의 과달루페 성모가 모셔져 있다.

◆멕시코의 풍미도 즐기자

시간이 허락하면 반짝이는 멕시코의 예술을 만날 수 있는 것도 멕시코시티 여행의 또 다른 백미다. 멕시코를 대표하는 여성 미술작가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프리다 칼로 미술관과 7만 점에 달하는 유명 예술작품을 보유하고 있는 소우마야 미술관 등 다양한 예술문화 탐방도 놓치지 말자.

멕시코시티에 왔다면 여행자들 사이에 소문난 아름다운 중앙우체국을 찾아 엽서를 보내는 것도 좋다. 소칼로 광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중앙우체국은 빅토리아풍의 고풍스러움을 간직하고 있으며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웅장하고 아름답다. 20세기 초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지었다는 왕궁 같은 우체국에서 나에게 멕시코의 아즈텍 문명을 전했다.

독특하고 다양하기로 유명한 멕시코 음식은 매콤한 고추를 사용한 소스와 살사, 칠리가 있기 때문에 대체로 입맛에 잘 맞다. 대표적인 요리 타코는 옥수수 가루로 만든 얇고 부드러운 토티야에 돼지고기, 닭고기, 콩, 야채, 치즈 등을 넣고 싸먹는 것으로 누구의 입맛에도 맞을 것 같았다. 옥수수는 BC 3500년경부터 이 곳 인디오가 재배하기 시작하여 멕시코인의 주식으로 되어 있다. 멕시코시티 여행의 피로는 잘 알려진 코로나맥주와 테킬라 한 잔에 완전히 사라졌다.

자유여행가·전 대구시 도시철도건설본부장

ymahn11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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