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덕도 날개 다는데…왜 통합신공항에만 목을 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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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15   |  발행일 2019-02-15 제23면   |  수정 2019-02-15

가덕도 신공항이 날개를 단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부산에서 경제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해신공항 재검토를 시사하면서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힘을 실어줬다. 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 영남권 5개 광역단체의 동의를 전제로 하긴 했지만 김해신공항의 적합성 여부와 관련 검증 논의를 국토부를 패싱해 총리실로 격상할 의사를 밝힌 것은 부·울·경의 문제제기에 대한 적극적인 응답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하다. 더욱이 지루한 논란을 종식하고 신속한 결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해 가덕도 신공항 추진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처럼 가덕도 신공항이 날개를 다는 형국인데도 불구하고 대구·경북은 통합신공항에만 목을 맨 채 정치적·정책적 ‘플랜 B’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초라한 처지다.

무엇보다 가덕도 신공항을 대면하는 대구·경북의 대응은 지지부진하고, 현실인식은 안이하기 그지없다. 가덕도 신공항을 기정사실화하고 이를테면 대구·경북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야 제대로 된 처방과 청사진이 나올 수 있다. 그런데 가덕도 신공항이 힘들다거나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깔고 접근하는 것은 우리의 소망에 불과할 수도 있는 만큼 이러한 현실 회피적인 태도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통합신공항 이전 후보지의 조속한 선정만 앵무새처럼 촉구하고 있는 한국당 대구경북발전협의회도 무기력하기는 도긴개긴이다. 가덕도 신공항이 정치·정책적 의제로 부상한 사실마저 왜 애써 외면하고 부정하려 하는지 대구·경북 정치권의 안일함이 참으로 이해 안 된다.

권영진 대구시장·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심산도 의심스럽다. 통합신공항이란 이미 확보한 밥그릇이다. 그것을 늘리려는 건설적인 생각은 하지 않는 이유가 뭔가. 정치적 역량 부족을 시인하는 것이 아니라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 탓인가. 부·울·경이 가덕도 신공항이란 비장의 카드를 성사시킨다면 그에 상응한 SOC 건설 등 국책사업을 요구하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 아닌가. 패배주의적인 지레짐작과 그에 따른 위축은 국책사업 확보 실패·무산에 따른 책임을 미연에 회피하려는 책략은 아닌지 되묻게 된다. 만약 그러한 의도가 추호라도 개입돼 있다면 그것은 시장·도지사 개인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 지역의 미래를 희생시키는 참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전략과 전술을 새로이 짜야 한다. 통합신공항만 되면 가덕도 신공항도 무관하다는 사고는 위험천만하다. 정치적 책략의 빈곤은 물론 경제성과 합목적성의 부재가 통합신공항의 미래를 암울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도 대구·경북의 동의를 언급하지 않았나. 가덕도 신공항 상황이 확 변한 만큼 대구·경북의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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